국내 증시 거래시간, 기존 6시간 30분→12시간코스피·코스닥 10종목 거래 가능…매주 확대 예정주식 거래 시 거래소 선택 가능…수수료 차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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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NXT)’의 출범으로 투자자들은 출퇴근길에도 국내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증시 거래시간은 하루 12시간으로 늘어나며 다양한 거래 방식 추가, 수수료 인하 등으로 투자자들의 편익이 증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 최초의 대체거래소로 출범한 넥스트레이드는 증권회사 28곳과 함께 영업을 개시한다. 지난 1956년 이후 약 70년간 이어진 한국거래소(KRX)의 독점 체제가 깨지고 복수 시장 체제로 들어선 것이다.

    대체거래소란 주식 등 증권을 기존 정규거래소 외에도 거래할 수 있는 전자 거래 플랫폼으로 자본시장 효율성과 거래 유동성, 투자자 편의성 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이미 미국과 유럽, 일본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는 대체거래소를 통해 정규거래소와의 경쟁 체계를 정착시켰다.

    넥스트레이드는 이날 개장식을 거쳐 오전 10시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에 따라 프리마켓(오전 8시~오전 8시 50분)은 운영하지 않고 메인마켓(오전 9시~오후 3시 20분)도 늦게 열린다.

    다음 날인 5일부터 주식 거래 시간은 에프터마켓(오후 3시 40분~8시)까지 포함해 기존 6시간 30분(오전 9시~오후 3시 30분)에서 12시간(오전 8시~오후 8시)으로 대폭 늘어난다. 다만, 원활한 시가·종가 산출과 시세조종 방지를 위해 메인마켓 전후 10분씩 넥스트레이드를 통한 거래가 중단된다.

    투자자들은 별도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설치 없이 증권사를 통해 대체거래소를 이용할 수 있다. 출범일부터 모든 시장 거래에 참여하는 증권사는 교보·대신·미래에셋·삼성·NH투자·LS·유안타·KB·키움·토스·하나·한국투자·한화·현대차증권 등 14곳이다. 나머지 14곳(다올투자·DB금융투자·BNK투자·메리츠·부국·신영·신한투자·IBK투자·iM·SK·유진투자·카카오페이·케이프투자·한양증권)은 먼저 프리·에프터마켓에 참여한 뒤 추후 메인마켓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넥스트레이드의 시가·종가는 기본적으로 한국거래소 거래가가 기준이며 기존처럼 정규장 전후 동시호가를 통해 산출된다. 정규장 마감 이후 가격 변화는 다음 날 시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다음날 프리마켓의 시가는 전날 한국거래소 종가로 시작한다.

    넥스트레이드 출범 2주차까지는 10개 종목만 거래된다. 코스피에서는 ▲롯데쇼핑 ▲제일기획 ▲코오롱인더스트리 ▲LG유플러스 ▲S-OIL 등 5개 종목이, 코스닥에서는 ▲골프존 ▲동국제약 ▲에스에프에이 ▲YG엔터테인먼트 ▲컴투스 등 5개 기업이 거래를 시작한다. 이후 ▲3주차 110개 종목 ▲4주차 350개 종목 ▲5주차 800개 종목 등 거래 가능 종목은 매주 지속적으로 확대된다.

    특히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출범 4주차부터 거래가 가능해진다. 3분기 매매체결 대상 종목은 6월 말에 안내될 예정이다.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 등은 거래할 수 없으며 넥스트레이드는 향후 규정 개정과 시스템 구축을 통해 연말께 ETF·ETN 거래를 가능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넥스트레이드에서는 기존처럼 시장가와 일반·최우선·최유리 지정가로 호가를 내 거래할 수 있다. 또한 ‘중간가 호가’와 ‘스톱지정가 호가’ 등 새로운 거래 방식이 추가돼 다양한 전략 구사가 가능하다. ‘중간가 호가’는 양 시장에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중간으로 가격이 자동 조정되며 ‘스톱지정가 호가’는 특정 가격에 도달하면 지정가 호가를 내는 방식이다.

    또한 투자자들은 주식 주문 시 각 거래소의 수수료, 속도 등을 비교하며 시장을 선택할 수 있다. 시장별로 호가 상황이 달라 체결가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거래소를 선택하지 않을 경우 증권사가 수수료를 포함한 총금액과 매매체결 가능성을 순차적으로 비교하고 투자자에게 유리한 거래소를 판단해 주문을 전송하는 시스템인 ‘SOR(자동주문전송시스템)’에 의해 거래가 이뤄진다.

    두 거래소 간 수수료도 다르다. 증권사는 한국거래소에 0.0023%의 거래수수료를 내고 있는데, 넥스트레이드는 거래수수료를 세분화하면서 한국거래소 대비 20~40% 저렴한 수수료율을 적용했다. 메이커 거래에는 0.00134%를, 테이커 거래에는 0.00182%를 부과할 예정이다. 단일가 매매는 평균 수준인 0.00158%가 적용된다. 투자자가 내는 수수료는 증권사가 정하기에 수수료 인하 체감은 크지 않을 수 있다.

    가격 변동 폭은 정규장과 같은 ±30%로 특정 종목의 거래 상황이 급변하는 경우 넥스트레이드는 해당 종목에 대한 매매거래를 정지할 수 있고 다음 날 기업 공시 내용 또는 한국거래소의 시장 조치 등을 확인한 뒤 매매거래 재개 여부를 결정한다. 시장 안정성 확보를 위해 프리·애프터마켓에서는 차입공매도 거래가 불가능하다.

    앞서 정부와 금융당국도 ATS의 원활한 출범·운영을 위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상 제도를 정비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증권회사의 최선집행의무가 ATS에 적용되지 않도록 했으며 공개매수 정의 조항인 제133조제1항의 ‘증권시장’에 ATS가 포함되도록 조문을 정비해 ATS에도 거래소와 동일하게 공개매수 적용이 배제될 수 있도록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ATS 도입 이후에도 안정적인 시장운영과 투자자 보호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며 “금융당국과 거래소, 금융투자협회, 예탁결제원 등 증시 유관기관은 앞으로도 안정적인 복수시장체제 운영을 위해 지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