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년새 50% 이상 급락... 시총 35조 증발성남FC 후원금 의혹, 부동산 갑질 등 검찰 압수수색1조원대 내부거래 및 동의의결 악용 정치권 비판 쏟아져직장 내 괴롭힘, 계열사 처우개선 노조 파업 등 내홍도
  • ▲ 최수연 네이버 대표 ⓒ네이버
    ▲ 최수연 네이버 대표 ⓒ네이버
    네이버가 연일 주가가 폭락한 데 이어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마른침을 삼키고 있다. 계열사들의 내부거래가 1조원대에 달한다는 정치권의 비판과, 이들의 처우를 요구하는 노조의 반발에도 직면한 상황이다.

    안팎으로 터져 나오는 네이버의 악재에 시장의 반응도 싸늘하다. 한때 국민주로 불리며 IT 업계를 선도하던 이미지가 배신주로 전락한 채 지탄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네이버 주가는 18일 기준 17만 2500원으로 연초 37만 6000원 대비 50% 이상 급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맞닥뜨리면서 연일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면서 시가총액은 61조원에서 26조원으로 약 35조원이 증발했다.

    검찰도 네이버를 상대로 칼끝을 겨누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검찰은 지난 5월 무혐의로 결론냈던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해 재수사에 착수, 네이버 본사 사옥 압수수색에 들어간 상태다. 네이버는 2016~2018년 공익 법인인 '희망살림'을 통해 성남시에 후원금 40억원을 지급, 현재 제2사옥인 '1784' 건축 허가 등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내물 퀵 배송업체' 라는 오명이 나오는 대목이다.

    앞서 검찰은 네이버의 부동산 매물정보 갑질 의혹과 관련 압수수색을 벌인 바 있다. 네이버는 2015년 5월부터 2017년 9월까지 부동산 정보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자사에 제공된 부동산 매물정보를 카카오에 제공하지 못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네이버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콘텐츠 제공 업체와 재계약 조건을 바꿔 경쟁사업자 카카오의 시장 진입을 막았다고 판단하고,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한 상태다.

    정치권에서도 네이버가 1조원대 내부거래와 동의의결을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네이버의 지난해 내부거래 금액은 1조 1503억 6900만원으로, 2017년 4960억 600만원 대비 2.3배 늘었다. 네이버 계열사 수 역시 2018년 45개에서 올해 54개로 9개 증가했다.

    네이버가 계열사의 매출을 늘리는 과정에서 동의의결 제도를 악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네이버는 해당 제도의 1호 적용 대상이었음에 불구하고, 수백억원을 자사 배너와 광고 활동에 썼다는 비판이다. 국회 정무위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네이버가 한국인터넷광고재단을 만들고 피해자 구제에 사용해야 할 약 283억원을 배너와 광고 등에 쓴 것으로 드러났다.

    내부 잡음도 해소가 되지 않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5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직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데 이어, 재단 해피빈에서도 해당 이슈로 직원들의 퇴사 문제가 발생했다. 회사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 불구하고, 성과급이 낮게 책정된 데 따른 직원들의 불만도 불거졌다. 

    최근에는 네이버 노조가 계열사 5곳(NTS·NIT·컴파트너스·그린웹서비스·인컴즈)의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단체행동에 들어갔다. 노조 측은 사측에 계열사 직원 임금 10% 인상, 매월 15만원의 복지포인트 지급, 직장 내 괴롭힘 전담 기구 설치, 조직문화 진단 및 리더십 교육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간 상태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대외적인 악재 속에서 내부 갈등까지 터져나오면서 성장 동력을 상실했다는 평가다. '젊은 피'를 앞세운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했음에도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 올 초 부임한 최수연 대표는 최근 2조원을 상회하는 자금을 투입해 북미 최대 패션 중고 거래 플랫폼 포쉬마크를 인수했지만, 무리수라는 지적이 쏟아지면서 주가는 폭락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검찰과 정치권이 압박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서 직원들의 내부 갈등도 봉합되지 않은 상태"라며 "최 대표와 경영진은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여 리더십에 대한 신뢰를 쌓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