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3분기 이례적인 2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 적자 전망2조7000억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및 롯데건설 유증 등 연쇄 자금 수요일부 신평사 등급 하향 검토 목록에 올려… 롯데 "안정적 재무상태, 문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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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그룹이 롯데케미칼의 유동성 위축 조짐에 긴장하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지주의 주가가 지난 5거래일(17~21일) 동안 최고가 39450원 대비 19% 감소한 최저 31900원까지 하락했다. 최근 자금시장에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롯데건설과 롯데케미칼에 켜진 유동성 경고음이 지주사인 롯데지주까지 전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롯데케미칼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최악의 업황에 직면해 있다. 시장에선 수요 부진이 점차 심화되며 2000년 이후 이례적인 2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장현구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 3분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11.6% 감소한 4조8740억원, 영업손실은 194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시기 수준보다 침체되어 있는 화학 업황으로 제품 스프레드 하락 및 전분기 고유가 원재료 투입에 따른 부정적 래깅효과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이런 업황 부진 속 롯데케미칼은 최근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확정하며 2조7000억원이라는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향후 대규모 투자에 대한 부담도 떠안게 됐다. 

    인수 당시만 하더라도 롯데케미칼의 재무 상태는 양호한 편으로 시장에선 동박 사업 진출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되는 점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실제로 롯데케미칼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8000억원에 달하고 부채총계 8조2000억원·자본총계 15조700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52.1%에 그친다. 신용도도 'AA+'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레고랜드 채권 채무불이행 사태로 부동산 PF 시장이 얼어붙으며 롯데건설의 최대주주로 있는 롯데케미칼이 약 6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결정하며 시장의 우려감이 커졌다.

    지난 18일 롯데건설은 운영자금 목적으로 신주 171만4634주를 발행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2000억원을 조달한다고 공시했다. 롯데케미칼은 이번 증자에 지분율(43.79%)만큼인 약 875억원을 투입한다. 이어 지난 20일엔 롯데케미칼이 롯데건설에 석 달 간 5000억원을 대여해주기로 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한 상황이다.

    한신평은 "롯데케미칼의 롯데건설 자금 지원 규모는 약 6000억원에 이른다"며 "계열사 지원 성격의 자금지출은 현금흐름 관리 및 자체 재무 부담 상승 가능성 측면에서 신용도 하향 압력을 가중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롯데케미칼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과정에서 롯데지주의 참여로 자체 재무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하향 시, 롯데지주 신용도의 기준점이 되는 통합기준신용도도 하향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 측은 현재 롯데케미칼의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케미칼은 3분기 목표하는 수준의 현금을 이미 확보했고 4분기에는 우량자산 유동화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롯데월드타워 전경ⓒ롯데
    ▲ 롯데월드타워 전경ⓒ롯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