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진산전, 최근 3년 전동차 수주 1조1200억 돌파… 점유율 53%2위 다원시스 7317억, 3위 현대로템 3412억 수주우진산전, 타 업체 대비 낮은 가격 제시… 저가 전략 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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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우진산업이 업계에서 유일하게 최근 3년 전동차 수주 총액 1조원대를 넘기고 시장점유율 53%를 차지하며 업계 1위로 올라섰다.
본격적으로 3사(우진산전, 다원시스, 현대로템)가 수주경쟁을 시작한 2020년부터 2022년 10월까지 우진산전은 약 3년 동안 총 1조1945억원(53%)의 수주를 따냈다. 다원시스가 7317억원(32%)으로 뒤를 이었고, 현대로템이 3412억원(15%)으로 가장 저조한 성적을 올렸다. 1위와 3위의 격차는 3배 이상 벌어졌다.
과거 전동차시장은 현대로템이 1위를 차지했지만 '늦깎이' 중견 업체 우진산업이 단기간에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독주를 하는 상황인 것.
업계 초심자로 경험과 기술이 비교적 부족했던 우진산전이 시장에서 '반전'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2단계 규격·가격 분리 동시입찰제'가 국내 철도차량 조달시장에 적용되기 때문이다.
2단계 입찰제는 일정 수준의 최저 기술 점수만 넘으면 무조건 가장 낮은 응찰가를 제출한 업체가 사업을 수주하는 제도이다. 우진산전은 타 업체 대비 낮은 가격을 제시해 일단 수주하는 저가 전략을 취해왔다.
반면 대다수 해외 주요국들은 기술 중심 입찰제를 통해 제작사를 선정하고 있어 국내 철도차량 입찰이 사실상 투기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가 발생하는 까닭이다.
최저가 입찰제에선 우진산업이 1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고속철 같은 기술 중심 입찰제에선 현대로템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기술력만 갖춘다면 고속철 사업에서도 전동차와 같은 점유율이 가능했겠지만 전동차 수주 1위, 2위를 차지한 기업들이 해당 기술력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최근 국감에선 야당 의원이 현대로템이 고속철도 제조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는 비난을 하며 기술력에 기반한 입찰이 아닌 최저가 입찰을 종용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진산전과 다원시스가 설계, 공장 생산 등 소화 능력을 초과하는 과다한 수주로 인해 납기 지연을 초래하고 있어 차량 인도 및 신차 교체가 늦어지는 등 업계에 초래한 부작용도 적지 않다"며 "국내 부품협력업체들은 고사 직전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가 수주 관행은 결국 기업의 적자 악순환, 부품 외국산 의존도 심화 등으로 이어져 산업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