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선택" vs "시장 불안"한화생명, KDB생명 곧 도래"차환시기 시장에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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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국생명에 이어 DB생명까지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콜옵션)을 연기하면서 보험업계의 자금 조달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흥국생명은 이달 9일 예정이었던 5억 달러(7000억 원)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조기상환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번 콜옵션 행사 연기는 2009년 우리은행 이후 13년 만의 일이다.

    흥국생명은 이번 콜옵션 연기로 현재 4.475%인 금리가 연 6%대로 인상되는 패널티를 받는다. 반면 흥국생명이 콜옵션을 행사하고 새로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경우 차환발행금리는 약 연 12%가 적용된다. 최근 채권 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흥국생명의 선택과 관련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상용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IFRS17, 새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이 도입되면 부채를 시가로 평가해 재무건전성 지표가 개선될 여지 있다"면서 "콜옵션을 연기한 것은 흥국생명이 정말 돈이 없어서라기보다는 불안정한 시장에서 가장 안정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DB생명도 이달 13일로 예정된 3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를 내년 5월로 연기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DB생명의 신종자본증권은 국내 발행으로 흥국생명과 다르다"며 "DB생명과 투자자 간 사전협의를 통해 조기상환권 행사 기일 자체를 연기(계약변경)한 것이다"고 옹호했다.

    그럼에도 자금 조달이 적시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금융 시장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

    내년 콜옵션 행사를 앞둔 보험사들도 자금 조달에 실패하는 것은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문제없다는 목소리다.

    한화생명과 KDB생명은 각각 내년 4월·5월에 콜옵션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한화생명은 내년 4월 23일 10억 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앞두고 있는데, 계획대로 이행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구체적인 방법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내년 4월 계획대로 콜옵션을 행사해 상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 연구위원도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한화생명은 지급 여력에 여유가 있어 충분히 상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KDB생명도 내년 5월 21일 2억 달러(2160억 원) 규모의 콜옵션 만기일이 도래한다. KDB생명 관계자는 "아직 시간이 남아 금융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대주주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시기와 방식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김선영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발행시장 접근성 낮아질 것을 알면서도 콜옵션을 연기한 것은 내년 킥스, IFRS17 등 제도가 도입되면 자본관리부담이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면서 "(두 회사가)상환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 같지만, 차환시기 시장 상황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