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比 수요 '123.8%' 급증 불구 수입량 증가 22.8% 그쳐'고정 가격제' 문제 제기에 휘발유 등 석유제품 수입가 인상베트남 석유제품 수입시장 1~2위 기록 韓 정유사 수출증가 기대감
  • ▲ 원유 생산시설. ⓒ연합뉴스
    ▲ 원유 생산시설. ⓒ연합뉴스
    베트남 정부 당국이 국내 연료 부족에 직접 팔 걷고 나섰다. 최근 판매가격 제한 등 정부가 지나치게 시장을 개입한다는 비판이 일자 이를 해소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베트남 석유제품 수입시장에서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국내 정유사로선 수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10일 베트남 매체 베트남플러스에 따르면 최근 하노이, 호찌민 등 주요 도시 주유소들이 기름 재고가 없어 문을 닫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는 달러 강세에 따른 수입 가격 급등으로 연료 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올 10월까지 휘발유 등 석유제품 수입량은 713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8% 늘었는데, 수입비용은 123.8%나 급등했다. 이 때문에 3분기 휘발유와 경유 수입량은 2분기보다 각각 40%, 35% 줄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정부의 시장개입으로 꼽혔다. 정부 당국이 고정 가격제을 시행하면서 수지가 안 맞아 수입사들이 팔아도 남는 게 없다며 주유소에 연료 공급을 중단해서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이달 11일부터 석유제품 수입가를 리터당 최대 660동(한화 36원) 추가인상 하기로 결정했다. 추가인상에 따른 유종별 리터당 수입가를 보면 휘발유 640동(290동 인상), 프리미엄 휘발유 1280동(560동 인상), 경유 730동(160동 인상), 등유 1740동(660동 인상) 등이다.

    아울러 베트남 중앙은행은 원활한 연료 공급을 위해 석유사업자에 대한 대출규제 완화도 지시했다. 

    덕분에 국내 정유사들이 베트남 수출량을 더 늘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트남 정유제품 수입 비중에서 우리나라는 1~2위를 차지한다. 

    지난 9월 기준 우리나라 정유사의 베트남 수출 물량은 202만1000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941.17%나 늘었다. 또 올 9월까지 총 2174만3000배럴을 수출했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015만4000배럴)보다 114.14% 급등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베트남의 연료 공급 부족 상황에서 우리나라 정유사가 수출을 크게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는 베트남과 더불어 수급 차질을 빚고 있는 나라에 수출을 늘려가는 포지션에 있다"며 "정제시설 폐쇄로 에너지 자급률이 낮아진 호주와 경기 활성화로 성장세를 보이는 말레이시아, 필리핀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4분기 전망에 대해선 "현 추세라면 4분기 베트남 수출도 지난해보다 2배 이상은 늘 것"이라며 "국내 정유사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