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후보 낙점 미뤄져추천위도 못 꾸려"데이터 경제전환 중심 역할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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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기를 모두 마친 신현준 신용정보원장의 발걸음은 무겁다.

    벌써 9개월째 어색한 출근이 계속되고 있다. 아직 후임이 정해지지 않아 정관상 직(職)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주요 금융 유관기관‧단체 인선은 대부분 마무리 수순이지만 유독 신용정보원만은 기약이 없다.

    통상 원장 임기만료 3개월 전부터 후임 인선 절차를 시작했지만 이번엔 후보추천위원회 조차 꾸리지 않았다.

    여신금융협회, 금융결제원, 보험개발원, 국제금융센터장 등 다른 금융유관기관들과 대조적이다.

    인사 지연 배경에 대해 여러 억측이 오가지만 대통령실이 결정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애초 차기 신용정보원장에는 수개월전부터 최유삼 전 금융위 구조개선정책관이 낙점된 상태다. 마땅한 경쟁인물도 없는데다 그간 한국은행과 금융위 출신들이 주로 원장을 맡아왔기에 별다른 문제제기도 없었다.

    하지만 전 정권 시절 국회 민주당 정무위 수석전문위원을 맡은 게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부 사정을 잘하는 관계자는 "최 전 정책관은 금융위에서 오랜 기간 근무했으나 전 정권 인사라는 꼬리표 때문에 일각에서 반대하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신용정보원은 공식적으로는 이사진 추천과 총회 의결을 거쳐 원장을 선임하지만, 금융위와 한국은행은 물론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하는 자리로 통한다. 

    비슷하지만 다른 경우도 있다. 최유삼 전 정책관과 비슷한 사례로 꼽히는 박정훈 전 금융위 상임위원은  지난 8월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 원장 역시 금융위 출신으로 민주당 정책위 수석전문위원을 지냈다.

    국내 유일의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인 신정원 후임 원장이 정해지지 않으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현준 현 원장은 CEO 역할은 지속하고 있지만 임기를 모두 마친 상태"라며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 데이터 경제 전환의 중심 역할을 해야하는 만큼 후임 원장이 빠른 시일내 결정돼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신정원은 은행연합회 등 5개 금융협회와 보험개발원이 분산 관리하던 신용정보를 보다 안전하게 집중 관리하기 위해 지난 2016년 1월 출범했다. 

    데이터 3법 통과에 이어 올해 초 마이데이터가 도입되면서 데이터 발굴과 고도화, 보안성 강화에서부터 금융사들에게 공신력있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