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둔화에 내수도 부진…政·한은 전망치 동반 하락할 듯물가상승률 2.2%→3.2%… 근원물가 상승률 2.4%→3.3%KDI "내년 경기침체 아닌 둔화…스태그플레이션 수준"
  • ▲ 경기 둔화.ⓒ연합뉴스
    ▲ 경기 둔화.ⓒ연합뉴스
    내년 수출 둔화와 세수 감소 등으로 윤석열 정부의 '보릿고개'가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 경제 성장률이 2%를 밑돌 거라는 국책연구원의 전망이 나왔다.

    내년 소비자물가는 3.2%로 예상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일 발표한 '2022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내다봤다. 지난 5월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2.3%에서 0.5%포인트(p) 낮춰 잡았다.

    지난 9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2%,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3%로 각각 종전 전망보다 0.3%p씩 하향 조정했었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도 내년 우리 경제가 2.0% 성장할 거로 제시하며 종전 전망보다 0.1%p내려 잡은 바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제시한 1.9%보다도 낮다.

    2.0%를 밑도는 성장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2020년(-0.7%),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0.8%), 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5.1%), 2차 오일쇼크 영향을 받은 1980년(-1.6%)을 제외하면 없었다.

    KDI가 내년 전망치를 대폭 낮추면서 정부와 한국은행도 동반 하향조정할 거로 예상된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내년엔 '경기 둔화 국면'으로 진단했다"고 설명했다. 내년 세계경제 성장세가 둔화할 거라는 IMF의 전망을 인용했다.

    KDI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2.7%로 종전(2.8%)보다 0.1%p 내렸다.

    KDI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한 수출에 먹구름이 낄 것으로 분석했다. 내년 총수출 증가율이 올해 예상 수출 증가율(4.3%)에 크게 못 미치는 1.6%(물량 기준)에 그칠 거로 내다봤다.

    수출 전망이 어려운 가운데 내수 전망도 부정적으로 분석됐다. KDI는 내년 민간소비가 3.1% 증가할 거로 봤다. 지난 5월 전망치(3.9%)보다 0.8%p 내렸다. 고물가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할 거로 예상되는 데다 시장금리 인상으로 소비자가 지갑을 열기 녹록지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경기 둔화와 대외 불확실성 증가로 0.7% 증가하는 데 그칠 거로 내다봤다.

    경상수지는 160억 달러 흑자를 예상했다. 다만 흑자폭은 올해(230억 달러)보다 줄어들 거로 예상했다.

    내년 소비자물가는 3.2% 상승할 거로 분석했다. 지난 5월 전망치(2.2%)보다 1.0%p나 올렸다. IMF 전망치(3.8%)보다는 낮은 수치다. 물가 상승을 견인했던 국제유가가 안정될 거로 내다봤다. 두바이유 도입단가 기준 올해 배럴당 98달러에서 내년 84달러로 15% 하락할 거로 추산했다.

    KDI는 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 등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내년 3.3%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종전 전망치(2.4%)보다 높은 수준이다.

    정 실장은 "(경제의) 방향성 자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맞다"면서도 "내년에 경기 침체까지는 아닌 경기 둔화 정도로, 스태그플레이션이라 분명히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