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이팔성)알아서 판단할 것"…사퇴 종용2022년 "(손태승)현명한 판단 내릴 것"… 소송 제동 내주 이사회가 분수령… 손태승 결정 주목
-
"(이팔성 회장이) 알아서 잘 판단할 것""(손태승 회장이) 현명한 판단 내릴 것"우리금융그룹에 관치금융의 그림자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금융당국의 수장이 CEO 인사를 앞두고 경고성 멘트를 던지는 모습이 10년전과 똑 닮았다.지난 2013년 당시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거취와 관련해 "알아서 잘 판단하실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퇴진압박을 가했다."알아서 나가주세요"로 읽힌 이 발언 이후 이 전 회장은 채 한달이 되지 않아 자리에서 물러났다.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10일 라임사태와 관련 중징계를 받은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에게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사실상 "소송하지 말라"는 경고성 메시지로 받아들여졌다.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손 회장은 연임에 나서기 위해서는 반드시 행정소송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이례적인 이 원장의 강경발언에 우리금융과 손 회장은 '숙고에 들어갔다.항명으로 받아들여질 '소송'도, 사퇴를 전제로 한 '중징계'도 어느하나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사실상 '사퇴 종용'으로 읽히는 두 메시지는 10년 전 그대로지만 우리금융 경영상황은 그때랑 판이하다.이팔성 전 회장 당시 우리금융의 대주주는 예금보험공사로 사실상 정부소유였으나 현재는 민영화된 상태로 이사회 역시 민간의 과점주주로 구성돼 있다.예보의 지분은 1.3% 정도에 불과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금융 내부는 뒤숭숭하다.애초 DLF사태 처럼 중징계 처분의 적법성을 따져야 한다는 기류가 강했지만 고심의 분위기로 바뀌었다.이사회 역시 신중한 모습이다.손 회장이 행정소송을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은 법규에 따라 내년 2월 9일.하지만 내주 이사회가 잡혀있는 점을 감안하면 결정할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아 보인다.손태승 회장의 선택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