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설) 오해로 정리될 것"검찰식 비판에도… 전방위 조이기 지속금융권 전반 긴장감 확대
  •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왼쪽)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뉴데일리DB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왼쪽)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뉴데일리DB
    '라임펀드' 중징계로 발목이 잡힌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3연임 가도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연일 작심발언을 쏟아내면서 금융권 전반으로 긴장감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16일 우리금융지주에 따르면 오는 25일 이사회를 열고 관련 사안에 대한 논의에 나선다. 우리금융 측은 아직 이사회 안건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긋지만, 손 회장의 연임 행보에 차질이 생긴 만큼 지배구조 관련 논의를 피해갈 수는 없어 보인다.

    이번 이사회 최대 화두는 손 회장의 거취 여부다. 손 회장은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금융위원회로부터 문책경고 처분을 받았다. 금융권 재취업이 금지되는 중징계다. 앞선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마찬가지로 소송을 통해 시간을 버는 방법도 있지만, 이번에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감독당국의 거센 압박 때문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취임 이후 손 회장을 겨냥한 전방위 조이기를 이어왔다. 경제통 검사 출신으로 주목받은 이 원장이 취임 후 처음 밀어붙인게 손 회장의 DLF 행정소송 상고 결정이다. 손 회장에 대한 징계처분이 부당하다며 2심 법원까지 손을 들어줬지만, 기자회견까지 열고 상고를 공식화했다. "직접 판례를 찾아 읽고 있다"는 당시 이 원장의 발언은 당사자를 긴장케 하기 충분했다.

    이후 라임펀드 징계처분 사건에서 이 원장의 공세는 더 노련해졌다. 손 회장을 향해 "현명한 판단을 내리실 것"이라며 소송 가능성을 차단하더니 외압 논란이 불거지자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불러 투명성과 도덕성을 강조했다. "전문성과 도덕성을 겸비한 유능한 경영진 선임은 이사회의 가장 중요한 권한이자 책무"라며 이사회 압박 발언도 더했다.

    그러더니 전날 기자들과 만나서는 "곡해를 하신다든가 오해를 하신 것들은 대부분 다 나중에 보면 오해로 정리될 것"이라고 했다. "선의를 갖고 드린 말씀 그대로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낙하산 인사 가능성을 차단한 말이었지만, 마치 시나리오가 다 짜여 있다는 말로도 비쳐져 또다른 논란을 낳았다.

    일각에서는 우리금융 출신 OB중 친정권 인사들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이 원장의 행보를 지켜본 금융권 인사들은 흡사 검찰이 수사망을 조여가는 방식을 연상케 한다고 했다. 시중은행 한 임원은 "DLF 상고부터 차례차례 연결고리를 끊어내며 옴짝달싹 못하게 하고 있다"며 "깨달았을때는 이미 선택지를 잃은 상태"라고 했다. 또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이제는 손 회장의 거취여부는 중요치 않게 됐다"며 "손 회장도 우리금융 이사회도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향을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2001년 출범부터 완전 민영화되기까지 유독 정권 부침이 심했던 우리금융 수난사도 재조명된다. 대기업 비자금 사태, 특혜 대출 의혹, 채용 비리 등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20년 간 거쳐간 회장만 6명이다. 여권 관계자는 "손 회장이 강행도 후퇴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우려됐던 낙하산 인사도 어려워지면서 제3의 인물이 어부지리로 회장직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