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인상기조 제동2금융권 아우성… 대출금리 동반상승 우려기준금리 지속 상승… 효과 의문
  • 은행권에 5~6%대 예·적금 금리가 사라질 처지에 놓였다. 금융당국이 각 은행들에 금리 인상 경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면서다. 금융당국은 은행이 예·적금을 통해 자금 조달에 적극 나서면서 결국 수신금리와 대출금리가 나란히 올라 차주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예·적금 금리를 올리더라도 지나친 금리 인상 경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은행에 당부했다. 최근 주요 시중은행에서 연 5%대 금리의 정기예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는데 당국은 이 같은 금리 수준이 과열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최근 간담회서 각 은행장에게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불가피하나 은행들이 금리 상승에 대한 대응과정서 경제에 부담을 줄일 방안을 고민해달라"고 주문했다. 

    실제 은행의 예금금리 인상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점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반영돼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차주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 실제 코픽스 산정시 저축성 수신 금리 반영 비율은 80%에 달한다.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98%로 기록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2010년 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공시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한 달 상승폭이 0.58%p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이 역시 은행권이 수신 금리 경쟁을 벌인 결과하는 게 금융 당국의 판단이다. 

    실제 시중은행의 주담대와 전세자금 대출의 금리 상단은 연내 9% 돌파를 앞두고 있다.  

    당국은 은행 수신금리 상승으로 시중 유동성이 은행에 집중되면서 저축은행·보험사 등 제 2금융권의 자금경색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저축은행 업계의 수신잔액은 116조5354억원으로 한달 새 증가율이 0.6%에 머물렀다. 올해 들어 증가율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당국의 예금 인상 자제 기류에 은행권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이 이달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있어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금리 인상 자제가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또한 올들어 예대금리차 공시 등 정부 정책이 예금금리 인상을 부추긴 결과로 이어졌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예대차 금리가 매달 금리 인상 경쟁을 촉발한 측면이 적지 않다"면서 "단기 자금시장이 위축되면서 은행채까지 올라 당국의 요청대로 금리를 조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