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지역 해제 후 매수문의 증가 등 변화 조짐금리인상에 거래 회복 아직…콤팩트시티 호재도연말 8000가구 입주…집값 하락세 장기화 전망
  • ▲ 경기 수원시 광교신도시 일대. ⓒ연합뉴스
    ▲ 경기 수원시 광교신도시 일대. ⓒ연합뉴스
    인구대비 부족한 일자리와 인프라로 '베드타운' 오명을 썼던 2기신도시에 부동산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신도시중 상당수가 정부의 규제지역 해제 대상에 포함되고 개발호재가 예정되면서 집값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서다. 

    2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판교와 위례신도시를 제외한 2기신도시 전역이 규제해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침체기에 빠진 시장이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기신도시는 서울의 부동산가격 폭등을 억제하기 위해 참여정부가 2003년부터 추진한 사업이다. 

    수도권에서는 ▲경기 김포 ▲인천 검단 ▲화성 동탄1·2 ▲평택 고덕 ▲수원 광교 ▲성남 판교 ▲서울 송파(위례) ▲양주 회천/옥정 ▲파주 운정 등 10개, 충청권에서는 ▲충남 천안·아산 아산신도시 ▲대전 서구·유성구 도안신도시 등 2개 지역이 지정됐다.

    정부의 규제지역 해제 발표가 나고 3주가 지난 현재 이들 지역의 부동산시장은 매수문의가 소폭 늘어나는 등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다만 고금리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탓에 아직 실제 거래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광교신도시가 위치한 수원 영통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 발표 직후 내놨던 매물을 싹 거둬들이거나 거래가격 인상을 문의하는 집주인들이 많았으나 실제 거래로는 이어지지 않았다"며 “여전히 시장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매수 문의가 조금씩 늘고 있어 내년 상반기에는 거래량이 소폭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광교는 수원 대장주로 불리며 일대 가격 상승세를 주도했지만 최근 금리인상과 대출규제, 시장침체 등 악재가 겹치며 집값이 큰폭으로 떨어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분석결과 수원 영통구 원천동 '광교중흥S클래스' 전용 84㎡는 지난 9월 12억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이전 최고가인 18억원보다 6억원 하락한 금액이다. 

    같은지역 '광교더샵' 전용 84㎡의 경우 작년 10월 13억9500만원에 매매계약서를 썼지만 지난달에는 3억9500만원 떨어진 10억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김포신도시는 조정대상지역 해제와 콤팩트시티 조성이라는 호재를 맞게 됐다. 국토부는 지난 11일 경기 김포시 마산동, 운양동, 장기동, 양촌읍 일원 731만㎡ 부지에 4만6000호 규모의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를 조성하고 서울지하철 5호선을 연장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포의 C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정부 발표 직후에는 잠잠하다 지난주 들어 매수 문의와 현장 방문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다만 집값 자체가 워낙 많이 떨어진데다 연말과 내년 상반기 대규모 입주물량에 대한 우려도 있어 가격 반등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올해 연말까지 2기신도시에 계획된 8000여가구의 입주물량이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인포의 조사결과 동탄2신도시는 4322가구(일반분양 4322가구), 운정신도시 2114가구(일반분양 1903가구), 고덕국제신도시는 1981가구(일반분양 1532가구) 등 8417가구(일반분양 7757가구)가 연말 내 공급될 계획이다. 

    통상 시장 침체기에 신규 입주가 늘면 매물 적체가 심화돼 인근 매매·전세 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양상을 보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규제지역 해제는 청약이나 세제와 관련해 주택 구입의 진입장벽만 낮아졌을뿐 거래 당사자에게 추가 인센티브를 주는게 아니다"며 "집값 상승세가 정체된 상황에서 이자 부담이 여전히 크고 수도권내 입주물량도 증가할 예정이라 매입 실익이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집값 하락세와는 별개로 청약 자체는 흥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2기신도시중 판교와 위례를 제외한 8곳의 규제가 풀리면서 실수요자들의 자금 마련 부담이 줄었고 청약시 추첨제 비율이 높아져 가점이 낮아도 당첨 가능성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초기 투자 비용이 적고, 상업시설이나 교통 등 인프라가 어느정도 갖춰져 있어 청약자가 몰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GTX-A노선 호재가 있는 파주 운정의 경우 지난 4월 분양한 '파주 운정 디에트르 에듀타운'이 1순위 청약 252가구 모집에 1만2094건이 접수돼 평균 47.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