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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2등 노리는 인텔, 'CEO 사임'에 '흔들'

인텔파운드리서비스, 2년도 안돼 사임… 본격화 앞두고 혼란"삼성 꺾고 2위" 외쳤지만… '진입장벽 높아 전망 어두워'美 정부 지원에 빠른 성장 요구까지... 경영진 성과 압박 부담

입력 2022-11-29 11:28 | 수정 2022-11-29 11:28

▲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인텔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에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이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야할 시점에 암초를 만났다. 파운드리 사업을 진행할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IFS)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한지 2년도 안돼 사임한 것이다. 인텔이 수년 내에 2위 삼성을 넘어서겠다는 목표를 앞세워 무리하게 파운드리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후문이 업계에 퍼지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에 다시 진출하기 위해 설립한 사업회사인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의 수장 란디르 타쿠르(Randhir Thakur)가 최근 사임 뜻을 밝히면서 내년 1분기 중에 새로운 CEO로 교체된다.

새로운 CEO는 아직 공식화되지 않았지만 올해 인수한 세계 10위 파운드리 기업인 타워세미컨덕터 CEO가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를 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에 재진출을 선언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2월 이스라엘 회사인 타워세미컨덕터를 54억 달러(약 6조 5000억 원)에 인수해 파운드리 사업에 힘을 실었다.

란디르 타쿠르는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출범과 함께 CEO를 맡다가 불과 2년도 채우지 못하고 퇴사를 결정했다. 새로 출범하는 사업의 수장이 예상 밖의 이 같은 결정을 내리면서 파운드리업계에도 의구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가 내년부턴 생산공장을 짓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할 예정인 가운데 CEO의 갑작스런 사임이 부정적 시그널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텔은 미국 애리조나 주에 2개의 파운드리 공장을 신설키로 하며 200억 달러(약 22조 7000억 원)를 투자하는 등 미국 정부의 반도체 육성 정책에 힘 입어 야심차게 파운드리 시장에 다시 뛰어들었는데 이 과정에서 과도하게 잡은 목표가 CEO 퇴사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파운드리업계는 이미 TSMC라는 시장 절대 1위와 2위 삼성의 철옹성이 공고한 상황이다. 파운드리업종의 특성상 먼저 생산시설을 구축해놔야 하는 필요성이 커서 사업에 진출하기 전에 막대한 설비 투자부터 선행돼야 하는 실정이다. 이미 수십년의 업력을 갖춘 시장 절대자 TSMC는 물론이고 삼성도 파운드리 분야에 수조 원을 쏟아부어 시장 경쟁에 치열하게 나서고 있어 후발주자가 섣불리 뛰어들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인텔은 갈 길이 너무나 멀다. 3년 내에 파운드리 시장이 1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비전만 보고 뛰어들기에는 막대한 투자금은 물론이고 선행기업들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는데도 상당한 시간과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인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란 전망이 그나마 위안이지만 기술적인 측면으로만 봐도 인텔이 당분간은 고군분투해도 업계 선두들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일 것이란 관측이 다수다.

실제로 인텔은 파운드리 기술력의 관건인 미세공정 기술에서 TSMC와 삼성에 상당부분 뒤쳐진다는 평가다. 삼성이 세계 최초 3나노 양산에 성공했고 TSMC도 뒤이어 3나노 양산에 나섰는데 인텔의 파운드리 기술 수준은 아직 7나노 수준에 머무른다. 이런 현실에서 인텔은 3년 내에 삼성과 TSMC 기술을 넘어서는 2나노 양산에 성공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는데 이 목표부터 지나치게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구나 인텔은 최근 공식적으로 파운드리 사업에서 1차적인 목표를 '업계 2위'에 오르는 것으로 잡았다. 현재 2위인 삼성을 넘어서겠다는 것이다. 공정 기술에서도 삼성과 격차가 현격할 뿐만 아니라 삼성도 올해를 기점으로 파운드리 분야에서 국내와 미국에 신규 설비 준공을 대거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 양적, 질적 성장이 동시에 이뤄지지 않으면 이 1차 목표에 근접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파운드리 사업에서 인텔의 야심이 무리한 사업 계획으로 이어지면서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경영진들이나 직원들이 과중한 업무와 성과에 시달리고 있을 것이란 추측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CEO를 비롯한 경영진들이 미국 정부의 지원까지 받는 마당에 비현실적인 성장을 주문받으면서 부담감이 컸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에 재진출을 선언한 사실부터 힘든 여정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는데 본격적인 사업 전부터 이를 경영진들이 직감한 것 같다"며 "후발주자에게 무자비한 파운드리업계 분위기는 더 굳어질 것"이라고 평했다.
장소희 기자 soy08@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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