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국부펀드, 카카오엔터-시프트업 등 국내 게임·콘텐츠 기업 투자 검토앞서 넥슨과 엔씨소프트 지분 일찌감치 확보 업계, 대규모 투자에 글로벌 경쟁력 인정받았다는 평가
  • ▲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연합뉴스
    ▲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가 연초 국내 게임사 지분을 인수한 데 이어 K-콘텐츠 기업에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PIF가 미래 먹거리로 게임과 콘텐츠 산업 등을 점찍은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입증됐다는 긍정적인 해석이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PIF는 프리 IPO를 진행 중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참여해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과 함께 최대 8000억 원 규모의 금액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엔터가 프리 IPO를 마무리하고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비롯한 공격적인 M&A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편, PIF는 최근 들어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외국기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석유 산업 비중이 압도적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 구조에 변화를 주기 위한 시도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PIF를 이끌고 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게임과 콘텐츠 분야에 관심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PIF는 지난 2월 넥슨 지분 5.02%를 약 8억 3000만 달러(한화 약 1조 596억 원)에 매수한 바 있으며, 엔씨소프트(이하 엔씨) 지분의 9.26%를 확보하며 기존 2대, 3대 주주였던 넷마블과 국민연금을 제치고 2대 주주로 등극하기도 했다.

    최근 방한을 통해 국내 중소게임사 ‘시프트업’과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시프트업은 엔씨에서 ‘블레이드 앤 소울’ 아트 총괄을 담당한 김형태 대표가 설립한 게임 개발사로 최근 선보인 모바일게임 신작 ‘승리의 여신: 니케(이하 니케)’가 양대마켓 매출 1위에 오르는 등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시프트업의 경우 니케의 흥행을 바탕으로 상장을 추진 중인 상황인 만큼, 이번 PIF와 업무협약을 통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PIF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지분 4.9%, 일본 게임사 캡콤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으며, 글로벌 e스포츠 기업 ESL게이밍을 1조 원에 인수하는 등 게임 관련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PIF가 투자 대상으로 K-게임과 K-콘텐츠를 검토하고 있다는 점은 그만큼 해당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한다는 증거”라며 “국내 게임·콘텐츠 기업의 글로벌 진출 전략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