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소프트웨어 3사 '이용약관' 심사마이크로소프트·어도비시스템즈·한글과컴퓨터 등 약관법 위반공정위 권고 따라 약관 시정…어도비, 약관 시정X, 시정권고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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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서비스를 해지한 고객에게 환불하지 않거나 과도한 위약금을 물게한 소프트웨어 3개 사업자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이들 사업자는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포토샵, 한컴오피스 등을 PC 사용에 필수적인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업체다.공정위는 30일 3개 소프트웨어 구독서비스 사업자들의 약관을 심사한 결과 중도해지시 이용요금 환불 제한 조항, 소송제기 기간을 1년으로 제한하는 조항 등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고 밝혔다.3개 사업자는 ▲마이크로소프트(마이크로소프트 365) ▲어도비시스템즈(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한글과컴퓨터(한컴독스) 등이다.최근 소프트웨어 시장은 한 번에 구매해 영구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에서 일정기간 동안 구독료를 내고 사용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마이크로소프트는 워드·엑셀·파워포인트 등이 포함된 구독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365'를 제공하고 있으며 어도비시스템즈는 사진·영상 편집프로그램인 포토샵·프리미어 프로 등이 포함된 구독서비스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를 제공한다. 한글과컴퓨터는 한컴오피스 등이 포함된 '한컴독스'를 제공하고 있다.이들 3개사의 약관을 심사한 결과 어도비시스템즈와 한글과컴퓨터는 소프트웨어 구독서비스를 취소하는 경우 또는 최초 주문 후 14일이 경과했음에도 요금을 환불하지 않았고, 환불을 하더라도 잔여 약정 의무액의 50% 금액을 고객이 부담하도록 했다.어도비시스템즈와 연간약정을 하고 요금을 선불지급한 고객은 지급 이후 14일만 경과하면 요금을 전혀 환불받을 수 없었으며, 연간약정을 하고 요금을 월별결제하는 고객이 구독서비스를 3개월간 사용 후 취소하면, 잔여기간 9개월에 상응하는 약정 의무액의 50%가 일괄 부과됐다.공정위는 해당 약관이 불합리하다고 판단하고 시정하도록 했다. 한글과컴퓨터는 유료서비스 고객이 구독해지를 선택하면 잔여 요금을 일할 계산해 환불하거나, 남은 이용 기간까지만 서비스가 제공되고 자동 결제가 종료되도록 시정했다. 다만, 어도비시스템즈는 약관조항을 수정하지 않아 시정권고 대상에 올랐다.마이크로소프트 등 3사는 온라인 서비스 중단이나 정전 등 외부 사유가 있거나 사용자의 콘텐츠로 인한 문제 등에 대해 회사를 무조건 면책하고,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해에 대한 회사의 배상책임을 일정 금액 이하로 제한했다.공정위는 이 약관이 불공정하다고 판단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한글과컴퓨터는 회사의 귀책사유가 있을 경우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약관을 시정했다. 어도비시스템즈는 약관조항을 수정하지 않아 시정권고 대상이다.마이크로소프트, 어도비시스템즈는 소송 제기 기간을 1년으로 제한하고, 집단이나 통합, 대표 소송을 할 수 없도록 하는 조항도 약관에 넣었다. 공정위는 해당 조항이 고객에게 불리하다고 지적했고, 이들 업체는 법령에 규정된 기한을 적용한다고 시정했다.이밖에 어도비시스템즈는 고객과의 중재가 싱가포르에서 영어로 진행된다는 조항, 통지를 미국 본사 주소로 보내도록 하는 조항, 불가항력의 상황에서도 회사에 대한 고객의 지급의무는 예외적으로 존속한다는 조항 등을 약관에 넣어 약관법을 위반했다.이에 어도비시스템즈는 중재는 대한상사중재원에서 관리하고 중재 언어는 당사자 간 합의 또는 관련 법령에 따라 달리 정할 수 있도록 했다. 회사에 대한 통지는 한국어도비시스템즈의 주소로 통지할 수 있도록 시정했다.한편 공정위는 사업자가 아직 시정안을 제출하지 않은 약관조항에 대해선 시정을 권고키로 했으며, 시정되지 않을 경우 시정명령 등의 후속조치를 검토할 계획이다.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직권조사는 특히 국경을 초월해 소프트웨어 구독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이 전 세계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용하는 약관에 대해서 공정위가 심사하고, 불공정 조항들을 시정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소프트웨어 구독서비스 약관에서 이용요금 환불 제한 조항이 시정된다면 소비자들의 핵심적 권리가 보호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