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논란에 원부자재 가격 상승 압박까지엔데믹으로 배달 시장 위축 조짐도월드컵 특수 받고 내년 전략 '각자도생'
  • ▲ ⓒ교촌에프앤비
    ▲ ⓒ교촌에프앤비
    녹록지 않은 한해를 보낸 치킨업계 빅3가 내년 전략 수립과 관련, 각자도생에 나섰다. 교촌에프앤비는 글로벌화를 중심으로 하는 미래 비전을 발표했고 종합외식기업으로의 발판을 다진 bhc는 본격 성과내기에 나선다. BBQ는 기존 치킨 브랜드의 틀을 깨는 '크로스오버'를 전략으로 내세운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교촌은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7.3%, 당기순이익은 같은기간 47.5%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하며 성장세를 보여왔던 치킨업계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올 여름 홈플러스 '당당치킨' 등 대형마트의 저가 치킨 상품들이 등장하며 소비자들 사이에서 원가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심리가 악화됐지만 전세계적인 식량가 상승으로 원부자재 가격은 고공행진하자 원가 부담 압박을 이기지 못한 치킨업체들은 줄줄이 가격인상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엔데믹 선언으로 소비자들의 외출이 증가, 외식 시장이 살아나며 배달시장이 위축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교촌의 경우 올해 3분기(7~9월)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0억원에 그치기도 했다. 1년 전보다 무려 79.7% 감소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bhc와 BBQ도 교촌과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이 때문에 치킨3사가 올해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남아있었다. 다만 월드컵 개막 이후 치킨업체들이 최대 수혜업체로 떠오르며 3분기 부진을 4분기가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 ▲ ⓒ제너시스BBQ
    ▲ ⓒ제너시스BBQ
    에프앤가이드는 교촌의 올해 매출이 5285억원으로 전년(5076억원) 대비 209억원(4.1%)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bhc와 BBQ의 매출 성장폭은 이보다 다소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bhc 매출은 4771억원, BBQ는 3624억원을 달성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치킨3사는 변화한 시장 속에서 각자 다른 향후 전략을 내놨다. 

    교촌의 경우 3년여만에 권원강 창업주가 경영에 복귀, 제2도약을 위한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권 회장은 취임과 함께 ‘세계인의 맛을 디자인하는 글로벌 식품라이프스타일 기업’이라는 비전을 발표했다. 미주와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 전략 시장으로 삼아 속도감있게 교촌치킨을 K-푸드 대표 외식 브랜드로 성장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해서는 핵심 원재료의 ‘글로벌 직소싱 네트워크’를 구축해 원가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bhc는 지난해 '아웃백' 인수에 이어 올해는 미국 버거 브랜드 '슈퍼두퍼' 국내 첫 매장을 오픈하며 종합외식기업 도약의 발판을 다졌다.

    지난 2018년 홍콩에 직영점인 ‘몽콕점’을 오픈하며 성공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bhc는 내년 상반기 싱가포르 1호점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 ▲ ⓒbhc치킨
    ▲ ⓒbhc치킨
    제너시스BBQ그룹은 신메뉴 '자메이카소떡만나(자소만)'를 출시한 이후 이달에는 프리미엄 플래그십 매장 브랜드 'BBQ 빌리지(Village)'를 내놨다. 이곳은 치킨 외 브런치, 베이커리, 커피, 화덕피자 등 약 190여종의 메뉴를 도입한 ‘크로스오버’ 매장으로, BBQ는 이 브랜드를 ‘복합외식공간’으로 키워나간다는 전략이다.

    BBQ 관계자는 “BSK 매장의 성공적 해외 진출과 같이 다른 메뉴와의 크로스오버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플래그십 매장의 글로벌 진출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