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정기인사서 공석된 생활가전사업부장 인선 無...승진자도 거의 없어'비스포크'로 승승장구했던 생활가전…유례없는 위기 맞아LG, '글로벌 1등' 주역 류재철 본부장 등 가전사업서 승진자 다수 배출부진했던 TV사업, 인사에도 빛 못봐…수요 극복 묘수 찾기 양사 공통 과제로
  • ▲ 멕시코에 운영중인 삼성전자 비스포크 홈 플래그십 매장 ⓒ삼성전자
    ▲ 멕시코에 운영중인 삼성전자 비스포크 홈 플래그십 매장 ⓒ삼성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023년 인사 및 조직개편을 마무리하는 가운데 가전사업에서 지난해와는 달라진 분위기가 눈에 띈다. 지난 몇년 간  '비스포크' 브랜드를 앞세워 승진 가도를 달렸던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는 올해 인사에서 공석이 된 사업부장 자리 마저 채우지 못했는데 LG전자는 '글로벌 가전 1등' 달성에 성공한 류재철 H&A사업본부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가전사업에 더 힘이 실렸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 5일 사장단 인사를 시작으로 임원인사와 조직개편 등을 차례로 마무리 짓는 가운데 새로운 생활가전사업부장 인선이 발표되지 않았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는 지난 10월 사업부장을 맡고 있던 이재승 사장이 돌연 사임 의사를 표한 이후 한종희 DX부문장이 겸직하는 체제를 이어왔다. 이후 연말 인사를 통해 새로운 수장이 채워질 것으로 기대됐는데 신임 사업부장이 정해지지 않고 미뤄진 셈이다.

    사업부장 인선이 늦어지는 것과 동시에 이번 인사 승진자 명단에도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우선 MX부문 부사장 승진자 중 위훈, 정상태 상무만 생활가전사업부 소속이었고 대부분은 모바일 사업에서 승진자가 탄생했다. 사업부장에 이어 임원 중에서도 승진자들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서 올해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가 사내에서도 좋은 성과를 인정받지 못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같은 생활가전사업부 상황은 지난 몇 년간 생활가전 브랜드 '비스포크'로 승승장구하던 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것이라 더 주목받는다. 코로나19 이후 가전 수요가 확대되면서 특수를 누린 생활가전사업에서 비스포크 브랜드를 앞세워 인기몰이에 성공하면서 사업부 분위기도 되살아나는 모습이었는다. 이재승 전 사장도 이 시기 승진에 성공하며 사업부에 힘을 실었다. 생활가전사업부 소속에서 처음으로 사장이 탄생하면서 사업부 임직원들의 사기도 높아졌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 특수가 사라지고 글로벌 경제 위기와 원자재, 물류비 폭등 등 가전사업에 불리한 거시경제 상황까지 겹치면서 삼성전자 가전이 유례없는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업부장의 사임과 인사, 조직개편으로까지 그 여파가 이어지면서 생활가전사업부의 위기는 현실화 됐다.

    반면 LG전자는 가전사업 불황에도 '글로벌 가전 매출 1등'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세운 H&A사업부에 성과와 보상이 쏟아졌다.

    우선 가전사업 1등 주역으로 꼽히는 류재철 H&A사업본부장이 이번 인사에서 유일하게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가전사업 파워를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류 신임 사장은 지난해부터 H&A사업본부 수장을 맡고 있는데 그 사이 글로벌 가전 1위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했던 미국 월풀을 넘어서는 실적을 기록해 LG 가전사업이 날개를 달았다. 신규 상무 승진자 명단에도 H&A사업본부가 돋보였다. 지원조직부터 제품 개발, 영업 등 거의 대부분 부서에서 승진자가 나왔다.

    이어진 조직개편에서도 H&A사업에 변화가 감지됐다. 개별 제품의 관점이 아니라 제품을 사용하는 이들의 경험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게 기존 사업부에 '솔루션' 개념을 적용해 '리빙솔루션사업부'와 '키친어플라이언스 솔루션 사업부'로 명칭을 변경했다.

    삼성과 LG 모두 올해 부침이 컸던 TV사업에선 쇄신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에서도 한국 TV가 세계 1등 지위를 이어가기 위해 선행 기술을 연구·개발(R&D)할 수 있는 조직을 신설하거나 범위를 넓혔고 부진해진 TV시장 수요를 이끌어내기 위해 글로벌 영업 조직 라인에도 정비에 나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