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뜨지만 반도체-인터넷주 하락증권업계 "내년에도 반도체 실적 전망 어두워"개미 집중 매수 종목 대부분 하락...금투세 향방도 촉각
  • 올해 주식시장은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급격한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로 하락장세가 이어지면서 시가총액 상위권 순위가 요동쳤다.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들이 집중 매수한 대형주 대부분이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스권 장세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시총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던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악화로 두 계단 떨어졌고 네이버와 카카오 그룹주는 금리 인상이 악재가 되는 성장주의 특성상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반면 지난 1월 사상 최대 공모액을 기록한 'IPO(기업공개) 대어' LG에너지솔루션의 신규 상장 등 2차전지 관련 종목들의 순위권 내 약진은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올해 증시에서 부진했던 종목 중 반도체주 실적은 내년에도 어둡지만 성장주는 비교적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보통주 기준 올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위 자리는 역시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다만 시가총액 규모는 지난해 말 467조4340억원에서 이달 16일 기준 355조2021억으로 100조원 넘게 감소했고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21.21%에서 19.04%로 줄었다.

    SK하이닉스는 LG에너지솔루션이 시가총액 2위로 상장한 뒤 계속 3위를 유지했다. 3월 17∼18일 이틀 간 2위로 잠시 올라섰으나 10월 말엔 삼성바이오로직스에도 밀려 4위로 내려앉았다. 이후 다시 3위를 탈환하기도 했다가 점차 4위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성장주로 분류되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순위 하락세가 더욱 뚜렷했다. 단기 성과보다 미래 가치를 높게 평가 받는 성장주는 금리 인상기에는 미래 가치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지며 주가에 더 큰 타격을 받는다.

    지난해 말 코스피 시총 3위였던 네이버는 상반기엔 7위까지 떨어졌다.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단기 반등)가 끝난 9월엔 8위로 하락했다가 포쉬마크 인수가 있었던 10월엔 10위까지 밀리기도 했다.

    코로나19 유행 시기 '국민주'에 등극한 카카오는 더 빠르게 추락했다.

    5위였던 카카오는 1월에만 9위까지 떨어졌고, 3∼4월 다시 6위로 올라섰다가 문어발 상장 논란, 데이터센터 화재 등 악재가 겹치며 11월 초 13위까지 떨어졌다. 현재는 11위다.

    지난해 말 시총 10위였던 카카오뱅크는 26위, 카카오페이는 14위에서 43위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 시기 초저금리와 비대면 생활양식의 수혜를 누린 인터넷주가 맥 없이 무너진 사이 배터리 관련주는 대체로 선방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월 27일 상장하자마자 시총 2위를 차지하고 거의 1년 내내 자리를 지켰다. 시총 규모는 상장 첫날(1월27일) 118조1700억원에서 최대 146조160억원(11일11일)으로 늘었다가 최근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수요 부진 등 영향으로 113조6070억원으로 감소했다.

    2차전지주로 분류되는 삼성SDI는 지난해 말 6위에서 5위로,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는 LG화학은 8위에서 6위로 1∼2계단씩 뛰어올랐다. 시총도 각각 8252억원(삼성SDI), 2조1178억원(LG화학) 증가했다.

    코스피 상위권 종목들의 실적 전망은 엇갈렸다.

    증권사들이 추정한 네이버의 연결 기준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0.37% 감소한 1조3206억원이지만, 내년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13.45%(3424억원), 7.2%(3604억원) 늘어날 전망이다.

    카카오는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3.71% 증가한 6천170억원이고 내년 1분기와 2분기에도 각각 10.08%(1천747억원), 12.98%(1천932억원) 성장할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코스피를 떠받치고 있는 반도체 산업의 양대 산맥은 업황 부진에 따라 내년까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올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예상치)는 전년 대비 8.64% 줄어든 47조1714억원으로 나타났다.

    내년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은 올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1.71% 줄어든 6조8197억원, 53.6% 감소한 6조5411억원으로 반 토막 수준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시총 4위권까지 밀리며 비교적 주가 하락세가 뚜렷한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작년 대비 33.24%나 감소한 8조2850억원으로 제시돼 더욱 어둡다.

    특히 내년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영업손실 9678억원, 9145억원으로 적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증시-산업 전망 리포트에서 반도체 업황이 최악이라 평가하며 "내년 메모리 반도체 설비투자(CAPEX)는 올해 대비 27%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 반도체 주가는 역사적으로 중국 정보통신(IT) 수요의 전년 대비 증감률과 동행해왔다"며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가 제대로 실행될 경우 한국 반도체 주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