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파리바게뜨 1호점 오픈英, 유럽 3대 베이커리 시장유럽 시장 가맹사업·영미권 확대 거점 마련
  • ▲ 배터시 파워스테이션에 위치한 파리바게뜨 1호점 전경ⓒ김보라 기자
    ▲ 배터시 파워스테이션에 위치한 파리바게뜨 1호점 전경ⓒ김보라 기자
    라면·김치에 이어 K-베이커리가 한류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SPC그룹의 파리바게뜨가 있다. 고급화, 다양화, 현지화 등 글로벌 전략을 바탕으로 파리바게뜨는 현재 중국, 미국, 프랑스, 싱가포르, 베트남 등 8개국에서 44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매장 2만개를 열겠다는 포부다.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SPC그룹의 성공 전략을 분석해 봤다.<편집자주>

    영국 런던 템스강 남쪽 배터시 파워스테이션(화력발전소)에 위치한 파리바게뜨 매장. 배터시 파워스테이션은 런던의 도시재생 지역으로 최근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곳이다. 지난달 오후 3시께 방문한 매장에는 동양인이라고는 파리바게뜨 직원 밖에 보이지 않는다. 철저하게 현지화에 성공했다는 반증이다. 

    특히 이곳에서 요즘 잘 나간다는 파리바게뜨 매장에는 점심시간이 지났지만 테이블마다 사람들이 가득 차 있었다. 매장에서 만난 게리 씨는 "이곳이 한국 베이커리 회사인지 몰랐다"면서 "햄샌드위치와 생크림 케이크를 먹었는데 너무 맛있다"고 말했다.

    SPC그룹의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가 지난해 10월 영국에 진출했다. 파리바게뜨가 유럽 국가에 매장을 낸 것은 프랑스에 이어 두 번째다. 1호점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최근 관광지와 인접한 하이 켄싱턴 스트리트점(2호점)까지 오픈했다.
  • ▲ 파리바게뜨 영국 1호점에 손님이 주문을 위해 길게 늘어서 있었다.ⓒ김보라 기자
    ▲ 파리바게뜨 영국 1호점에 손님이 주문을 위해 길게 늘어서 있었다.ⓒ김보라 기자
    니콜라스 가일러 SPC 영국법인장은 지난달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파리바게뜨 1호점이 아직은 개점 초창기이지만, 두 달만에 런던의 명물로 거듭나고 있다. 연일 문전성시를 이룬다"면서 "제품을 포장해가는 소비자는 물론 편안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원하는 소비자까지 다양하다"고 평가했다.

    파리바게뜨가 진출한 영국은 독일·프랑스와 함께 유럽 3대 베이커리 시장로 불린다. 글로벌 통계 플랫폼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영국 제빵 시장 규모는 연간 약 30조원에 이른다. 국내 베이커리 시장이 4조~5조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5배 이상 크다. 

    특히 영국은 다른 유럽 국가보다 베이커리와 프랜차이즈 시장 규모가 커 전진 기지로 삼기에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그만큼 파리바게뜨 영국 매장은 유럽 시장 공략에 상당한 의미를 지녔다. 주류 베이커리 시장에서 한국식 프랜차이즈 사업이 통할지 가늠할 수 있는 곳인 셈이다.

    니콜라스 가일러 법인장은 "영국은 프랑스, 독일 등과 함께 유럽을 대표하는 선진국"이라면서 "특히 영국은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본격적인 유럽 시장 확산을 위해 그 적합도를 가늠하는 척도의 역할을 하는 국가다. 그런 측면을 고려했다"며 진출 배경을 설명했다.
  • ▲ 파리바게뜨 영국 1호점에서 판매 중인 샌드위치류, 케이크류ⓒ김보라 기자
    ▲ 파리바게뜨 영국 1호점에서 판매 중인 샌드위치류, 케이크류ⓒ김보라 기자
    파리바게뜨는 케이크, 에클레어, 크루아상 같은 페이스트리류까지 다양한 제품을 함께 파는 한국식 영업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영국들이 좋아하는 제품군(샌드위치, 타르트) 판매도 병행하고 있다. 모든 빵은 해당 매장에서 만든다. 이외에 커피, 음료를 비롯해 와인도 판매 중이다.

    니콜라스 가일러 법인장은 "다양한 제품이 골고루 판매되는데, 케이크의 인기가 높다"면서 "오랜 역사와 노하우를 담은 파리바게뜨의 케이크 기술이 런더너들한테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곳에서 만난 현지 파리바게뜨 직원 역시 "생크림 케이크가 인기"라면서 "예쁘고 맛있다는 평이 대부분"이라고 분위기를 알려주기도 했다.

    SPC그룹은 영국에서 유럽 내 사맹사업 모델을 테스트해 다른 유럽 국가의 진출도 확대할 방침이다. 오는 2025년까지 20개점을 오픈하는 등 미국과 중국, 싱가포르와 함께 4대 글로벌 성장축으로 삼았다.

    니콜라스 가일러 법인장은 법인장은 "영국에서 파리바게뜨의 주력 메뉴는 케이크다. 파리바게뜨의 생크림 케이크는 미국 시장 진출 시에도 주목 받았던 메뉴로, 버터케이크가 주력이었던 현지 시장에 붐을 일으켜 가맹사업 확장에 기여한 바 있다"면서 "영국에서도 생크림·쉬폰케이크 시작으로 차별화할 수 있는 파운드케이크, 롤케이크 등 선물류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 파리바게뜨 영국 1호점에서 판매 중인 핫초코, 생크림 케이크, 레몬타르트, 페이스트리. 가격은 한화 3만원 가량ⓒ김보라 기자
    ▲ 파리바게뜨 영국 1호점에서 판매 중인 핫초코, 생크림 케이크, 레몬타르트, 페이스트리. 가격은 한화 3만원 가량ⓒ김보라 기자
    한편 그동안 영국 등 유럽 시장은 식품업계의 불모지로 불려 진출에 있어 위험 부담이 크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특히 런던에서 장사를 하려면 높은 월세와 인건비를 견뎌야 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장사 초기 일정 수준의 매출이 보장되지 않으면 장사를 지속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니콜라스 가일러 영국법인장은 "식품의 불모지는 잘못 알려진 사실이다. 영국도 여느 유럽 시장 못지 않게 미식에 관심이 많은 국가"라면서 "한국 기업들이 진출 시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파리바게뜨가 성공신화를 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