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전시 점령한 삼성·LG '구름관중'...中 가전사는 TCL·하이센스만 참여대폭 줄어든 가전 전시...中업체 신제품 찾아보기 어려워韓 가전 따라하기 여전한 中...브랜드명까지 비슷하게 내세워 빈축
  • ▲ CES 2023 LG전자 전시관 내 'LG시그니처존'에 인파가 몰린 모습 ⓒ장소희 기자
    ▲ CES 2023 LG전자 전시관 내 'LG시그니처존'에 인파가 몰린 모습 ⓒ장소희 기자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생활가전 전시도 코로나19 이전 분위기는 되찾지 못했다. 가전 전시에 나선 업체가 사실상 한국과 중국업체 몇 곳을 빼면 없었고 그나마도 중국 가전은 소규모 전시에 그쳤다. 한국 가전 따라하기가 여전한 중국 가전기업들은 성능이나 디자인 측면에서도 격차가 더 벌어진 모습이다.

    이번 CES 2023에서 가전 전시에 나선 주요 기업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기업 외에 중국 TCL과 하이센스(Hisence)가 전부였다. CES에 참가율이 높았던 미국 가전회사 GE나 유럽 가전기업들이 이번 전시에서 빠지고 TCL과 하이센스를 뒤잇는 중국 가전업체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가전 분야에서도 볼거리는 적었다.

    대신 가전 신제품을 전면에 내세운 삼성과 LG가 더 돋보였다. 삼성과 LG는 지난 2년 넘게 팬데믹 기간을 거치면서 수요가 늘어난 가전 분야에 신제품 론칭을 확대하며 공격적으로 나섰는데 이 여세를 몰아 올해도 가전 신제품을 전시관 전면에 배치하거나 메인 전시로 구성하고 초연결성을 강조한 홍보에 나섰다.
  • ▲ CES 2023 삼성전자 비스포크 프라이빗 쇼케이스에 전시된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 플러스' ⓒ삼성전자
    ▲ CES 2023 삼성전자 비스포크 프라이빗 쇼케이스에 전시된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 플러스' ⓒ삼성전자
    삼성은 올해 CES에선 가전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인 '비스포크' 라인을 전시장 내에 따로 존을 꾸리는 방식 대신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 130평 규모로 '비스포크 프라이빗 쇼케이스'를 운영했다. 글로벌 파트너사들이 비스포크 가전 라인업을 한 눈에 보고 올해 주력 신제품을 한 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다.

    삼성 비스포크 라인 신제품 중 눈에 띄는 건 기존보다 2배 가까이 커진 빅스크린을 탑재한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 플러스'였다. 그 밖에도 올해 테마 색상인 세이지 그린과 라벤더를 적용한 비스포크 냉장고와 정수기, 그랑데 AI 세탁기·건조기, 비스포크 제트 봇 AI, 슈드레서, 인피니트 라인 등이 다양하게 전시됐다.
  • ▲ CES 2023 LG전자 전시관 내에 '무드업' 냉장고 전시 모습 ⓒ장소희 기자
    ▲ CES 2023 LG전자 전시관 내에 '무드업' 냉장고 전시 모습 ⓒ장소희 기자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시장에서 주목받은 '무드업 냉장고'를 전시장 중심에 배치해 방문객들이 무드업 냉장고가 다양한 색상으로 변신하는 모습을 즉각적으로 느끼고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무드업 냉장고 외에 가전 신제품들은 공간별로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3개 존으로 나눠 꾸몄다. 신혼부부들이 선호하는 '미니멀 디자인 가전'을 새로 선보여 이것들을 중심으로 실제 신혼부부가 거주하는 공간처럼 체험할 수 있게 했고 LG전자의 초프리미엄 가전 브랜드인 'LG시그니처존'에는 내부에 발을 디디기가 힘들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몰려 구경하는 모습이었다.

  • ▲ CES 2023 TCL 전시관 가전 전시 모습 ⓒ장소희 기자
    ▲ CES 2023 TCL 전시관 가전 전시 모습 ⓒ장소희 기자
    중국 가전기업 중에는 하이센스와 TCL만 전시에 참여했다. 이 업체들을 중심으로 중소형 가전업체까지 다수가 참여했던 과거 대비 참가업체 수가 줄었을 뿐만 아니라 그나마 참여한 하이센스와 TCL도 일부 제품만 전시하는 방식으로 최소화한 모습이다.

    그나마 TCL이 가장 많은 가전 라인업을 공개했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주방가전에서 주력으로 삼고 있는 제품들을 전시했다. 다만 삼성이나 LG가 이번 CES에서 선보인 가전과 우선 디자인 측면으로도 한참 뒤떨어진게 느껴졌고 사용한 소재나 탭재한 디스플레이 등이 한국 제품 대비 고급화된 사양은 아니었다.
  • ▲ TCL 전시관에 전시된 의류관리기 제품 모습 ⓒ장소희 기자
    ▲ TCL 전시관에 전시된 의류관리기 제품 모습 ⓒ장소희 기자
    한국제품이나 브랜드로 착각할 수 있을 정도로 비슷하게 제작하는 트렌드도 여전했다. TCL이 세탁기, 건조기와 나란히 의류관리기를 전시했는데 이 제품은 LG전자 '스타일러'나 삼성전자의 '에어드레서'의 출시 초기 모델을 연상하게 했다.
  • ▲ CES 2023 하이센스 전시장에 주방가전 라인업 '키친 스위트' 제품 전시 모습 ⓒ장소희 기자
    ▲ CES 2023 하이센스 전시장에 주방가전 라인업 '키친 스위트' 제품 전시 모습 ⓒ장소희 기자
    하이센스는 지난해 가을 론칭한 주방가전 라인업인 '키친 스위트(Kitchen Suite)'만 전시에 나섰다. 냉장고와 오븐,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 와인셀러 등을 토탈 주방가전으로 구성해 판매하고 있는데 이번엔 이 라인업만 집중적으로 홍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키친 스위트 제품들도 한국 빌트인 주방가전과 비교해 큰 특색은 없었다. 다만 브랜드를 LG전자가 최고급 주방가전 라인으로 사용하고 있는 'LG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와 매우 흡사하게 만들어 혼동을 느낄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꼼수가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