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백혈병 환자 보호자, 커뮤니티 등에 억울함 호소 병원, "사실관계 인정… 담당 간호사 징계 여부 논의 중"징계 범위 '촉각'… 시스템 개선·책임자 처벌 없이는 '꼬리 자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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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소재 대학병원에서 백혈병 환자에게 사용기한 2달이 지난 수액을 놓았고 환자가 일주일 뒤에 사망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수액과 사망과의 직접적 인과성은 낮다는 것이 의료계 시각이지만 관련자 징계를 피하긴 어려울 전망이다.최근 YTN 보도에 따르면 급성 백혈병을 진단받은 21살 정씨는 지난해 11월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고강도 항암 치료를 받기 시작했고, 당시 병원에서 포도당 수액을 맞았는데 사용기한이 두달이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정씨 아버지가 이를 발견했을 땐 이미 100㎖ 정도가 정씨 몸에 주입된 뒤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고열에 시달리던 정 씨는 일주일 뒤 패혈증 증세를 보이다 숨졌다. 카바페넴(항생제) 내성 장내세균에 감염된 것이 원인으로 알려졌다.정씨의 유족은 앞서 관련 내용을 인터넷 암환우 카페에 올려 억울함을 호소했고,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한 상태다.10일 본보가 해당 병원에 확인한 결과 “관련 내용은 사실이며 의약품 재고관리 차원에서 실수가 있었음을 인정한다”고 밝혔다.보건소와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조사를 성실히 받고 관련자 징계 범위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병원 측은 “수액으로 인한 사망이 벌어졌는지 등 사실관계 확인에 앞서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징계위원회 소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해당 사건은 의약품 재고관리가 미흡했기 때문에 발생했다는 것이 의료계 중론이다. 병동 간호사가 사용기한을 확인하지 않고 수액을 놓은 자체도 문제지만, 애초에 환자에게 쓰여서는 안 되는 수액이 현장에 있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실제 해당 병원은 매월 첫째 주 수요일 의약품 사용기한 확인 등 업무를 진행하고 있음에도 이러한 사건이 발생했다.현재 병원 측은 사용기한이 지난 수액을 놓은 간호사에 대한 징계를 염두에 두고 있다.그러나 일선 병원계가 지적하듯 문제의 본질은 매월 진행되는 의약품 재고관리가 미흡한 탓이 크기 때문에 꼬리 자르기식의 담당 간호사 징계가 아니라 시스템 개선과 책임자 징계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