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향후 10년간 12조 투자 선언… 태광산업, 5년 간 8조 투자태광산업 2대 주주 트러스톤, 실질적 계획 의구심 제기 태광그룹, 지난해 외부 컨설팅 진행… 설 전에 투자 설명회 개최 예정
  • 태광그룹이 향후 10년 동안 12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가운데 그룹 주요 계열사 태광산업이 2023년을 공격적 투자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다만 행동주의 펀드 트러스톤자산운용(트러스톤)의 딴지걸기로 첫 단추를 끼우는 일부터 순탄치 않을까 우려가 제기된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태광그룹은 최근 2032년까지 제조, 금융, 서비스 부문에 약 12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그룹의 핵심 사업인 석유화학·섬유(태광산업, 대한화섬) 등의 신사업 및 공장설비 개선에 총 10조원, 흥국생명·흥국증권 등 금융 계열사의 신사업 및 통합 DB관리 센터 구축에 2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또 신사업을 중심으로 투자 확대와 동시에 7000여 명 규모의 신규 채용을 통해 투자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태광그룹의 이번 계획은 보수적인 경영 정책을 수년 동안 유지해오던 중에 오랜만에 밝힌 투자다.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의 사법리스크로 회장직에서 물러난 후 약 10년 간 태광산업의 투자는 찾기 어려웠다.

    이번 투자 계획에서 태광산업은 5년 간 8조원을 투자할 계획으로, 연 평균 1조6000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태광산업은 2023년을 공격적인 투자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히며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태광산업의 조진환·정철현 공동 대표이사는 4일 2023년 신년사를 통해 사업구조를 개선하고, 신사업 검증을 강화해 투자 효과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조진환 대표이사는 "신사업 발굴과 함께 사업화하는 과정은 향후 성장의 필수사항"이라며 "지난해 외부 컨설팅을 통해 미래 먹거리인 신사업에 대한 검증을 지속적으로 진행했고, 빠른 시간 안에 (신사업 투자가)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태광산업 지분 5.8% 보유한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태광산업의 실질적 투자 계획에 의구심 드러내며 시작도 전에 우려감을 표명한 상태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이 2021년 5월과 2022년 5월에도 이미 비슷한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실질적인 투자는 제한적이었다"며 주주와 투자자의 신뢰확보를 위해 투자자 대상 설명회를 2023년 1월 19일까지 개최할 것을 요청했다. 

    앞서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의 흥국생명 유상증자 참여에 반대하며 오너일가의 회사 지원은 부당하다고 반발한 바 있다. 이에 태광산업은 흥국생명에 대한 지원을 철회를 밝히고, 흥국화재 지분 인수로 우회 지원에 나섰다.

    결국 한 차례 기 싸움에서 승리했던 트러스톤이 장기 투자 계획을 놓고 재차 목소리를 높이면서 2대주주로서 영향력을 높이려는 움직임으로 비춰지고 있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12조 투자는 신사업에 관한 외부 컨설팅을 통해 논의됐던 건"이라며 "설 전에 주주들의 이해를 위해 투자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나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잡히진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