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재승인 심사서 최종 평가점수 깎은 혐의법원 "중요 혐의사실에 대한 소명·증거인멸의 염려"
  • ▲ 방송통신위원회. ⓒ정상윤 기자
    ▲ 방송통신위원회. ⓒ정상윤 기자
    종합편성채널 조선방송(TV조선) 재승인 심사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과장급 간부가 구속됐다.

    서울북부지법 문경훈 영장전담 판사는 11일 방통위 차모 과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문 판사는 "중요 혐의사실에 대한 소명이 있고 감사와 수사 단계에서 태도 등에 비춰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발부 이유를 밝혔다.

    차 과장과 함께 영장이 청구된 양모 국장에 대해서는 "현 단계에서 구속할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영장 발부를 기각했다.

    문 판사는 "공모나 관여 정도, 행태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지 않고 죄의 성립 여부에 대해 법리적으로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도망하거나 정당한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박경섭 부장검사)는 지난 6일 직권남용과 공무상 비밀 누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양 국장과 차 과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2020년 당시 방송정책 부서에 근무하던 이들은 TV조선의 종편 재승인 심사 최종 평가점수가 허가 기준을 넘자 심사위원에게 평가점수를 알려주고 점수표 수정을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감사원은 지난해 6월 방통위에 대한 감사 도중 TV조선 점수 조작 정황을 발견했다. 이에 감사원은 같은 해 9월 대검찰청에 TV조선 재승인을 의혹 '수사 참고 자료'를 보냈고 대검은 사건을 서울북부지검에 배당했다.

    감사자료를 감사원으로부터 넘겨받은 검찰은 지난해 9월 23일과 11월 17일, 12월 28일 세 차례 방통위를 3차례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지난 3일에는 재승인 심사위원 4명을 소환해 이들과 평가에 대한 의견을 사전에 교환했는지, 점수표를 수정한 이유는 무엇인지 집중 추궁했다.

    다음 주 검찰은 이들과 공모해 재승인 심사위원을 임의로 배정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모 방통위 정책위원을 소환해 한상혁 방통위윈장의 개입이 있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방통위는 양 국장과 차 과장을 10일 자로 대기발령 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