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작년 4분기 순익 전년比 41.3% 하락 전망증시 침체·IB 사업 부진 본격 반영 시점 4분기 PF딜 큰폭 감소…중소증권사 적자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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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업계가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대비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작년 4분기의 경우 증시 부진과 더불어 업계 최대 뇌관으로 꼽혔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진 영향이 본격적으로 더해지면서 적자를 낼 중소형 증권사들이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6개사(미래에셋증권·메리츠증권·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의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 합은 710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100억원) 대비 41.3% 급감할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1조3662억원)보다 25.5% 줄어든 1조17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 메리츠증권을 제외하고 모두 20~30%대 영업이익 감소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가장 실적이 좋지 않았던 3분기보다도 4분기 실적이 최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3분기부터 시작된 부동산 영업 둔화가 4분기 실적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시와 부동산 동반 부진으로 연말 자산 재평가 시 이익이 아니라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9월 이후 신규 PF딜이 크게 감소했고, 거래대금도 감소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이어 "연중 내내 금리 상승의 피해를 보면서 채권의 금리 민감도를 크게 낮췄기 때문에 금리 하락 수혜는 적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전반적으로 컨센서스를 밑도는 실적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중소형 증권사들의 실적 감소 수준은 더 심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자산 재평가 손실이나 PF 부진 영향으로 4분기 적자를 내는 중소형사들이 속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부동산, 주식시장, 채권발행 부진 등으로 3분기 큰 폭의 이익 감소를 경험했던 투자금융(IB) 실적이 4분기에도 감소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이에 따라 부동산 관련 IB 비중이 높은 증권사들은 예상보다 큰 폭의 실적 하락을 기록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가 하락한 가운데 금융투자소득세 관련 불확실성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11~12월 채권금리 하락의 영향으로 트레이딩 및 상품 손익이 회복됐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를 저점으로 증권사들의 실적이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가 PF 시장 연착륙 지원 방안과 주거용 부동산 청약 관련 규제 완화 등을 발표하면서 부동산 PF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일부 완화됐기 때문이다. 

    다만 증권사들의 신용 리스크는 완화됐을 뿐, 완벽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잠재 위험 완화로 증권사의 실적 변동성이 축소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라면서도 "지난 3~4년 동안 급증한 PF 사업장 모두가 정상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연구원은 이어 "올해 증권사의 대부분의 수익원은 역성장할 것"이라며 "트레이딩 및 상품 손익은 지난해의 낮은 기저로 인해 증가하겠지만 악화된 스프레드를 고려할 때 수익성은 과거 대비 악화된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