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흐름에 동참하겠다""소송 주체는 우리은행… 이사회 논의 거쳐야"개인 차원 소송 불가피… 당국 리스크 계속
  • ▲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우리금융
    ▲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우리금융
    라임펀드 사태 책임을 두고 당국과 갈등을 겪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물러난다.

    손 회장은 18일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직전 입장문을 내고 "우리금융 회장 연임에 나서지 않고 최근 금융권의 세대교체 흐름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완전 민영화 가치를 바탕으로 그룹 발전을 이뤄갈 능력 있는 후임 회장을 선임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그간 우리금융그룹을 사랑해주신 고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금융시장 불안 등 대내외 위기 극복에 일조하고 금융산업 발전에도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의 용퇴는 라임펀드 불완전 판매와 관련해 금융위원회로부터 받은 중징계 처분에서 시작됐다. 3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돼 연임에 도전하려면 행정소송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이복현 금감원장은 "현명한 선택을 하실 것"이라며 압박했고, 손 회장의 고민은 길어졌다.

    이 과정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나서 "제도를 어떻게 개선할지를 고민하지 않고 소송 논의만 하는 것에 굉장히 불편함을 느낀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고, 이 원장은 3연임을 앞두고 사퇴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존경스럽다"며 에둘러 선을 그었다.

    이날 입장문에는 라임펀드와 관련한 행정소송 여부는 담기지 않았지만, 손 회장 개인차원의 법적공방은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이 신한금융투자를 상대로 650억원 규모의 구상권 소송이 맞물려 있어 소송을 포기할 경우 법리 싸움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 회장이 소송에서 빠지면 향후 소송에도 힘이 실리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당국은 손 회장 사퇴와 관련해 분리대응한다는 기조다. 이 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손 회장 거취가 결정됐고 어떠한 법률적 결정을 하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이 선택할 문제"라고 했다. 다만 "기관으로서 소송 주체는 우리은행이 될텐데 합리적인 검토나 이사회 논의를 거쳐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원장은 "아무래도 손 회장이 회장 자리에 있을 때 우리금융에 보고된 건은 아무리 공정하게 했다고 하더라도 결국 이해관계와 관련된 문제가 있기 때문에 소송여부는 독립된 다음 회장 또는 우리은행장이 하는게 상식선에서 더 공정해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의 개인 소송에 대해서는 '개인의 문제'로 돌리는 한편 우리은행의 소송여부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우리은행 내부적으로는 실익을 위해 법인 차원의 소송은 불가피한다는 기류가 강해 향후 당국과의 마찰도 우려된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금융위가 전원 의결일치로 내린 징계라는 점에서 우리금융이 소송을 진행한다는 것 자체에 반감을 가질 수 있다"며 "손 회장 거취와는 별개로 해소해야 할 리스크"라고 말했다.

    다음은 손태승 회장의 입장문 전문

    오늘 저는 우리금융 회장 연임에 나서지 않고 최근 금융권의 세대교체 흐름에 동참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앞으로 이사회 임추위에서 완전민영화의 가치를 바탕으로 그룹의 발전을 이뤄갈 능력 있는 후임 회장을 선임해주시길 기대합니다. 

    그동안 우리금융그룹을 사랑해주신 고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향후 우리금융이 금융시장 불안 등 대내외 위기 극복에 일조하고 금융산업 발전에도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