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롱리스트 내외부 10명1/27일 2~3명 압축… 내달초 최종 확정신한·기은 처럼… 관치 논란 불식 기대
  • ▲ 왼쪽부터 이원덕 우리은행장, 박화재 우리금융 사업총괄사장ⓒ뉴데일리DB
    ▲ 왼쪽부터 이원덕 우리은행장, 박화재 우리금융 사업총괄사장ⓒ뉴데일리DB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물러나면서 차기 회장 선출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손 회장 거취에 이목이 쏠리면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잠재 후보군들이 기지개를 펴는 분위기다.

    19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오는 27일 차기 회장 후보군을 2~3명으로 압축한 숏리스트를 결정한다. 임추위는 전날 헤드헌팅 업체로부터 추천받은 외부 후보와 내부 후보를 추려 롱리스트 10인을 꾸렸다. 최종 후보자는 내달 초 선정될 전망이다. 손 회장의 임기는 3월25일까지로 최종 후보자는 3월 말 주주총회를 거쳐 회장직에 오르게 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롱리스트 대상자는 공개되지 않는다"며 "본인의 개인정보 수집 동의를 얻어 레퍼런스 체크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차기 회장 구도는 내부 인사와 외부 인사로 나뉘지만, 내부 출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손 회장이 금융당국과 갈등으로 용퇴한 만큼 외부 인사가 내려올 경우 관치 비판이 불거질 수 있어서다. 최근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용퇴 후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회장에 오른 것과 같은 맥락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관료 출신이 곧바로 민간 금융사 회장으로 오는 것은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내부 인사는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박화재 우리금융 사업지원총괄 사장이 거론된다. 이 행장은 현재 우리은행을 이끌고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충남 출신으로 공주사대부고와 서울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한일은행으로 입행해 우리은행 미래전략단장, 경영기획그룹장, 우리금융지주 전략부문 부사장을 거쳤다. 지난해 3월 우리은행장에 취임해 아직 임기 1년을 남겼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박화재 사장은 광주 출신으로 광주상고를 졸업해 1988년에 상업은행에 입행한 고졸신화 주인공이다. 우리금융 주택금융사업단장과 여신그룹 부행장 등을 거쳐 우리금융 민영화를 이끌었다. 그룹 업무 전반에 밝아 우리은행과 우리카드, 우리종금 등 계열사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역할을 맡았다. 최근 우리금융이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를 추진하는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노린다는 점에서 업무 적합도가 높다는 평가다.

    외부 출신으로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과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이 거론된다. 임 전 위원장은 부총리에 내정됐을 만큼 관가 입지가 탄탄한데다 NH농협금융 등 금융사 CEO를 지낸 경력으로 어수선한 우리금융 내외부 상황을 정리할 후보자라는 평가다. 다만 관치금융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많고 PT 발표 등 치열한 면접 경쟁에 직접 뛰어들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금융 퇴직 임원 중에는 김양진·장안호 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과 정원재 전 우리카드 사장 이름도 오르내린다. 금융권 관계자는 "숏리스트 선정이 불과 1주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회장 선정 절차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의외의 인물이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