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로고

다다익선 '유산취득세'… 저출산 시대 해법?

기재부, 유산세→유산취득세 전환 검토… 5월까지 연구용역故이건희 삼성회장 별세후 12兆넘는 천문학적 상속세로 환기"응능부담 원칙·국제적 흐름" vs "세수감소·공정과세 역행" 논란"자녀 많을수록 稅부담↓, 저출산 극복에 활용… 세율도 낮춰야"

입력 2023-01-23 08:00 | 수정 2023-01-23 08:00

▲ ⓒ연합뉴스

정부가 유산세를 유산취득세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하면서 이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다. 능력에 따라 세금을 내야한다는 응능부담의 원칙에 따라 유산취득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과 유산취득세는 세 수입 감소는 물론 불로소득이란 점에서 무겁게 과세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선다.

유산세는 쉽게 말해 상속세다. 상속세의 과세체계가 유산세냐, 유산취득세냐로 나뉘는 것이다. 우리나라 상속세 과세방식은 유산세다. 유산세는 피상속인, 즉 재산을 물려주는 사람의 전체 자산을 기준으로 과세한 뒤 나머지를 상속인들이 나눠갖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100억 원의 재산을 갖고 있다가 돌아가셨다면, 100억 원 전체를 과세표준으로 하여 과세하게 된다. 상속세율은 소득세와 마찬가지로 누진세율이기 때문에 세 부담이 훨씬 더 크다.

상속세율의 경우 과표 1억 원 이하 구간은 10%, 1억~5억 원 이하 20%, 5억~10억 원 이하 30%, 10억~30억 원 이하 40%, 30억 원 초과 50%다. 예를 든 것처럼 아버지의 상속재산이 100억 원이라면 최고세율인 50%를 적용한다.

유산취득세 방식은 피상속인 기준이 아닌 재산을 물려받는 상속인을 기준으로 한다.

아버지의 상속재산이 100억 원이고 이를 받을 자녀가 4명이라면, 상속재산을 먼저 나눈 뒤 과표를 정해 과세한다. 자녀 4명이 똑같이 25억 원씩 나눠가졌다면 세율은 40%가 적용된다. 유산세 방식보다 세 부담이 줄어든다.

과거에도 상속세 최고세율 50%에 최대주주 할증과세까지 더하면 최고세율이 60%까지 치솟으면서 상속세 과세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국민 공감을 얻지는 못했다. 상속세 최고세율은 일반 국민과는 동떨어진 얘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020년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이 별세하면서 여론은 급반전했다. 삼성가가 내야 할 상속세만 12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계적인 기업인 삼성의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단 위기감을 국민들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손톱깎이로 세계 1위를 기록했던 쓰리세븐과 세계 1위 콘돔 생산업체 유니더스가 막대한 상속세 부담으로 해외에 기업 경영권이 넘어간 사례도 상속세 과세체계에 대해 생각해 볼 계기를 만들었다.

이런 기세를 몰아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상속세 과세체계 개편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지난해 10월부턴 '상속세 유산취득 과세체계 도입을 위한 법제화 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용역은 오는 5월까지 진행한다. 기재부는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법 개정 작업에 착수키로 했다.

기재부는 유산취득세 전환을 염두에 둔 이유로 ▲응능부담 원칙 ▲과세체계 정합성 ▲국제적 동향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유산세 방식은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을 기준으로 세액이 결정돼 상속인별 담세 능력을 고려하지 못한다.

또한 상속세는 유산과세, 증여세는 취득과세 방식으로 운용돼 일치할 필요성이 있으며 상속세를 운영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3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와 미국, 영국, 덴마크 등만 유산세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일부에선 유산취득세 방식이 저출산 시대 흐름에 맞는 과세방식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우리나라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합계출산율은 2021년 기준 0.81명으로 1명이 채 되지 않는다. 전 세계 최저 수준이다.

유산취득세 방식은 상속받을 자녀가 많을수록 세 부담이 낮아지는 구조여서 저출산 극복을 위한 정책 중 하나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견해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 유산세 방식은 자녀 수와 관계없이 상속세가 같지만, 유산취득세는 자녀 수가 많을수록 세금이 줄어든다"며 "사회 흐름과 국가적인 복지제도, 실질부담에 따른 과세 등을 봤을 때 취득세 방식으로 과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유산취득세는 자녀가 1명만 있다면 유산세와 세 부담에서 큰 차이가 없다. 저출산 대책의 하나로 활용할 수 있단 것"이라며 "유산취득세 전환과 별개로 상속세율은 낮춰야 한다. 전 세계 많은 국가가 상속세를 폐지하고 저율과세를 하고 있다. 과표와 세율 모두 하향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희정 기자 hjlee@newdailybiz.co.kr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뉴데일리 댓글 운영정책

자동차

크리에이티비티

금융·산업

IT·과학

오피니언

부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