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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숙 투자자, 고금리에 진퇴양난…"마피·무피에도 안팔려"

고금리에 이자부담 월세수입 앞질러…마피·무피거래 속출계약금 10%만 쥐고 대출 의존해 매수…단타 투자이익 급감

입력 2023-01-22 08:00 | 수정 2023-01-22 08:00

▲ 서울의 한 공인중개업소 밀집상가 전경. ⓒ연합뉴스

규제가 많은 아파트 대체투자처로 각광받았던 생활형숙박시설(생숙) 인기가 흔들리고 있다. 고금리와 부동산시장 한파에 따른 수익률 하락과 공실률 상승에 직면하면서 너도나도 매도행렬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시장침체로 매물이 팔리지 않자 가격을 수백·수천만원 낮춘 '마피(마이너스프리미엄)'나 '무피(웃돈 없이 매매)' 거래시도가 속출하고 있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새해 들어 부동산 관련 커뮤니티나 인터넷카페에 생활형숙박시설 매수자를 찾는 게시글이 적잖게 올라오고 있다. 

최근 한 부동산 인터넷카페에는 서울 서초구에 들어선 분양가 8억원대 생활형숙박시설인 '지젤시그니티 서초' 매물을 마피 8700만원에 내놓다는 글이 게재됐다. 

인천 연수구 송도에 분양되는 생활형숙박시설 '힐스테이트 스테이에디션' 분양권을 계약금을 포기한 '초급매'로 거래하겠다는 게시글도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계약금 5800만원에 중도금 4회차까지 진행된 상황인데 나머지 잔금을 치를 여력이 도저히 안돼 초급매 계약금 포기 마피로 내놓는다"고 설명했다.

2021년 657대 1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시장 이목을 집중시킨 서울 강서구 '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 분양권도 마피로 시장에 나와있는 상태다.

생활형숙박시설은 숙박용호텔과 주거형오피스텔이 합쳐진 개념으로 통상 '레지던스'로 불린다.

그동안 부동산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아파트와 달리 전매제한 등 규제가 덜하고 당첨만 되면 계약금 10%만 낸뒤 분양가에 웃돈(프리미엄)을 얹어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청약통장이 필요없고 대출제한도 받지 않는 등 진입장벽이 낮은 것도 투자자들이 대거 몰린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부동산시장 호황기때 10% 계약금만 쥐고 대출로 생숙투자에 나선 이들은 최근 금리가 연이어 상승하면서 막대한 이자부담에 시달리게 됐다. 

월세로 돌리는 것도 쉽지 않다. 최근 금리가 6%까지 치솟으면서 대출이자가 월세수입을 넘어서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생활형숙박시설 경우 월세나 임대료를 받는 방식이 아니라 청약당첨뒤 웃돈을 얹어 파는 단타투자방식이 주를 이뤘다"며 "문제는 고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매매시장까지 차갑게 식으면서 매물을 팔지도 못하고 어쩔수 없이 떠안고 있어야 하는 진퇴양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까지 금리인상이 예고돼 생숙을 비롯한 오피스텔과 지식산업센터 등 상업용부동산시장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R114 조사결과 올해 1~10월 전국 상업·업무용부동산 거래건수는 총 6만1577건으로 전년동기 8만3230건 대비 26% 감소했으며 하반기 들어 감소폭이 커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 서초구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생활형숙박시설 투자자는 대부분 자기자본금 없이 대출에 의존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직접적인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며 "'진짜 껴안고 죽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 던지듯 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수억 내린 가격에도 시장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정환 기자 pjh85@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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