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조선부문, 올 들어 1.6兆 규모 수주삼성중공업, 3년 만에 해양플랜트 수주 재개에너지 불안에 LNG·탱커 등 발주 지속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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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를 싹쓸이한 ‘K-조선’이 연초부터 수주 낭보를 전하고 있다. 올해도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의 강세 지속과 함께 탱커(유조선), 해양플랜트 발주도 되살아날 것으로 전망돼 국내 조선업계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9일 아프리카 소재 선사와 8만8000㎥(입방미터)급 초대형 LPG운반선 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총 2408억원 규모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6일과 18일 LNG운반선 각각 3척과 2척을 수주한 데 이어 LPG운반선 2척을 추가로 수주하며 일주일 새 가스운반선 총 7척의 계약을 따냈다.

    한국조선해양의 올해 마수걸이 수주로 기록된 16일 LNG운반선 3척의 전체 계약금액은 9714억원으로, 척당 가격은 3238억원에 이른다. 한국조선해양이 오세아니아 소재 선사로부터 따낸 이 선박은 20만㎥급 초대형 LNG운반선으로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건조돼 2026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된다.

    한국조선해양에 이어 현대삼호중공업도 반가운 수주 소식을 전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 18일 오세아니아 선사와 LNG운반선 3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6267억원에 체결했다. 이 선박은 전남 영암에서 건조돼 2026년 하반기까지 선주사에 인도 예정이다.

    HD현대 조선부문은 한국조선해양의 마수걸이 수주에 이어 현대삼호중공업까지 연초에만 1조8389억원의 LNG운반선 수주성과를 올리게 됐다. HD현대의 올해 조선부문 수주목표치가 157억3700만 달러(약 19조원)인 점에 비춰 벌써 9.7%의 수주달성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LNG선 수주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친환경 연료로 꼽히는 LNG 수요가 꾸준히 증가 추세인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다변화로 LNG 사용이 늘면서 이를 운송하는 LNG선 수요도 강세가 예상된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는 지난해 9월 발표한 ‘클락슨 포캐스트 클럽’에서 올해 전 세계 LNG운반선 발주가 83척에 달해 지난해에 이어 탄탄한 규모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조선사들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선 총 173척 가운데 68%에 달하는 118척을 수주했다. 조선 3사 중 한국조선해양이 가장 많은 44척을 수주했고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각각 38척, 36척을 수주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조선 3사는 최근 카타르와 LNG선 2차 수주물량 협상도 시작했다. 세계 최대 LNG 생산국인 카타르는 2027년까지 연간 LNG 생산능력을 7700만t에서 1억2600만t으로 확대, LNG 터미널과 운반선을 함께 늘리는 이른바 ‘카타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카타르 프로젝트 물량은 지난해 6월부터 본격 발주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조선 3사가 수주한 LNG선은 총 54척에 달하며, 올해 2차 물량은 40척 가량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조선 3사가 각각 13~14척의 LNG선을 카타르로부터 수주하게 되는 셈이다.

    올해는 그동안 발주가 뜸했던 탱커(유조선) 발주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러-우 전쟁으로 유럽이 서아프리카·미국·중동 등에서 원유를 조달, 운항 거리가 늘며 탱커 시황이 개선됐고 노후선 교체 수요도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에너지 시장 불안으로 LNG 확보가 중요해짐에 따라 해양플랜트 발주도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이미 지난해 말 아시아 지역 선주로부터 해양생산설비 1기를 1조9611억원에 수주했다. 이는 3년 만에 재개된 해양플랜트 수주로, 이달 2일 공사가 착수돼 삼성중공업의 올해 수주실적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