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용, 2016~2017년 관할 관청 등록 없이 기부금 25억 모금새누리당 창당 위해 6억5천만원 불법 기부하기도법원, 기부금품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모두 인정
  • ▲ 법원. ⓒ정상윤 기자
    ▲ 법원. ⓒ정상윤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운동을 주도했던 '대통령 탄핵무효 국민저항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간부들이 25억여원의 기부금을 불법으로 모금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2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4단독(김창모 부장판사)는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기부금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정광용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장에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천500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탄기국 관계자 박모씨에게는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정 회장 등은 2016~2017년 관할관청에 등록하지 않고 합계 24억6천292만원 상당의 기부금품을 모금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일간지 등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반대를 위한 집회를 홍보하거나 서울시청 앞 광장에 모금함을 설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불특정 다수로부터 모금을 받았다. 기부금품법에 따르면 누구든지 1천만원 이상의 기부금품을 모집하려는 자는 행정안전부 장관 또는 시·도지사에게 등록해야 한다.

    모금 자금을 특정 정당에 기부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있다. 박씨는 정 회장의 지시를 받고 지난 2017년 3월 2017년 9월까지 35회에 걸쳐 총 6억4천448만원을 새누리당에 기부했다. 정 회장이 지원한 새누리당은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지난 2017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바꾸자 탄기국측이 이에 반발해 창당한 정당이다.

    재판부는 "범죄사실에 기재된 금품은 기부금품법에서 정한 기부금품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박 회장 등은) 탄기국 회원이 아닌 자로부터 1천만원 이상을 초과해 모금한 사실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각 증거와 모금한 금품의 액수가 24억을 초과하는 점을 보면 범죄사실은 넉넉히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2004년 3월 인터넷 카페 '박사모'를 개설해 활동하던 정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의혹이 일자 2016년 12월 '대통령을 돕겠다'며 탄기국을 설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