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속도조절시장금리 하향세정치권·당국 압박 기조 유지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도달하면서 국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현 4~6%대에 안착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연준의 속도조절로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을 덜고 경기 침체 우려에 따라 금리 동결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현 3.50%를 유지할 경우 변동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코픽스 금리 역시 안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기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신규 코픽스 기준 4.98%~6.89%를 보였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 5.43~6.83%, 신한은행 4.98~5.88%, 우리은행 5.89~6.89%, 하나은행 5.47~6.07%, NH농협은행 5.22~6.32%를 각각 기록했다. 

    연초 연 8%까지 치솟았던 주담대 금리는 6%대 후반까지 내려왔다.

    이는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예대 금리차를 잇따라 지적한 뒤 은행권이 가산금리를 줄여 금리가 인하된 영향이 크다. 각 은행들은 급여이체, 신용카드 사용 등에 관한 우대금리를 추가하고 가산금리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주담대 및 전세대출 금리 인하에 적극 나섰다. 

    그 사이 은행권에 자금 조달 여건도 한결 나아졌다. 레고랜드발 단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유동성이 꽁꽁 얼어 붙었으나 지난해 하반기 각 금융사들은 연이은 은행채 발행 성공으로 자금 흐름에 숨통이 트였다. 

    통화긴축 완화심리도 한 몫했다. 실제 미 연준이 지난 2일 새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 폭을 0.25%p 올리며 통화 긴축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이로써 연준의 기준금리는 4.50~4.75%가 됐다. 지난해 4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p 인상)을 밟았던 점을 고려하면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지점이다. 

    특히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진단을 내리자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멈출 것이란 시장의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는 "물가가 확실한 하락세에 있음을 확인하기 까지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며 추가 1~2차례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다만 연준과 시장 간의 인플레이션 인식 차가 커 향후 시장의 변동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른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마무리되면서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며 "한은의 금리인상은 마무리됐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