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치 논란에도 강행… 개혁 적임자외부·관료 출신, 내부통제·파벌문제에 강점야권·노조 반대 이어질 듯… 관치 꼬리표 떼야
  • ▲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연합뉴스
    ▲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연합뉴스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내정되면서 당분간 금융권 이슈에 중심에 설 것으로 보인다. 해묵은 내부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 동시에 관치 꼬리표를 떼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임 내정자는 3일 임원추천위원회 결정 직후 밝힌 입장문을 통해 "주주총회 절차가 남아 있지만, 회장에 취임하면 조직혁신과 기업문화 정립을 통해 우리금융그룹이 시장, 고객, 임직원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그룹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임 내정자는 기획재정부 1차관과 국무총리실장을 지낸 정통 관료다.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금융위원장을 지내며 금융 전문성도 풍부하다는 평가다.

    당면한 제1과제는 지난해 불거진 700억원대 횡령 사고와 펀드 사태 등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이다. 금융당국이 금융사고 예방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민관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금융 기저에 깔리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들의 파벌문제 해결에도 외부출신인 임 내정자가 적합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특히 금융위원장 시절 우리금융의 민영화를 진두지휘했다는 점에서 내부 사정에 밝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임 내정자가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제안을 두 차례나 고사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당국과의 소통능력은 부인하기 어려운 강점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금융당국과의 마찰로 현재의 지배구조 리스크를 맞게 된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임 내정자의 커리어가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추위 역시 우리금융 기업가치 극대화 측면에서 내부 후보보다 임 전 위원장이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임추위는 "우리나라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원장을 역임하고 5대 금융그룹 중 하나인 농협금융 회장직도 2년간 수행하는 등 민관을 두루 거친 금융전문가"라며 내정 이유를 밝혔다.

    전형적인 모피아 출신이라는 점에서 '관치' 꼬리표는 부담스러운 지점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박근혜 정부의 사모펀드 규제 완화를 주도한 인물"이라며 임 내정자의 회장 임명을 반대했다. 우리금융 노조도 "내부 출신 회장이 인선돼야 한다"며 날을 세웠다.

    관치 논란을 돌파하기 위해서라도 임 내정자는 취임 후 개혁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우리금융이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를 추진하는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하며 덩치를 키우는데도 임 내정자의 숙제다. 때문에 취임 후 대대적인 자회사 CEO 인사가 예상된다.

    우리금융은 다음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임 내정자는 3년간의 회장 임기를 시작한다. 손태승 현 우리금융 회장의 임기는 3월 25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