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차 이상→2년차 이상'업계 저연차들 '이직 기대감'SK하이닉스, '주니어 탤런트' 전형 젊은피 수혈..."1년차도 지원 가능"삼성 vs SK하이닉스 '인재 경쟁' 점입가경... '신입 다를 바 없는 경력' 지적도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클린룸 전경 ⓒ삼성전자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클린룸 전경 ⓒ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DS)사업부문이 올해 상반기 경력 직원 모집을 시작한 가운데 경력 기준을 '2년 이상'으로 낮춰 눈길을 끈다. 기존에는 4년 이상 경력자를 대상으로 모집했던 삼성이 보다 저연차 반도체 인재부터 일찌감치 확보해 경쟁사를 견제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7일 삼성전자 2023년 DS부문 경력사원 채용 공고에 따르면 채용 우대사항 항목으로 학사학위 취득 후 '2년 이상' 유관경력 보유자를 꼽았다. 석·박사 학위취득자나 취득 예정자는 수학기간을 경력기간으로 인정한다고도 밝혔다.

    지난 1일부터 오는 14일까지 모집하는 이번 삼성전자 DS부문 경력사원 채용은 공정, 설계, 소프트웨어(SW), 설비, 인프라 등 대부분 분야에서 모집하고 정규직으로 삼성전자 DS사업장이 위치한 경기도 화성이나 기흥, 평택, 수원, 충남 천안, 온양 등지에서 근무하게 된다. 지원서 접수와 서류 전형, 면접, 건강검진을 거쳐 오는 5월 중 최종합격자가 결정된다.

    예비 지원자들과 반도체업계에선 삼성이 이번에 경력 2년의 저연차 인력으로까지 인재풀(pool)을 확대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에는 삼성 DS부문이 경력공채에 나서면서 경력 4년 이상(석사는 2년 이상)이거나 박사학위 보유자를 대상으로 채용 우대 정책을 발표했는데 이 기준이 경력 2년차까지로 꽤나 낮아졌기 때문이다.

    낮아진 선발 기준 덕에 반도체업계에 이제 막 발을 들인 저연차 직원들 사이에선 이번 삼성전자 DS부문 경력 공채에 지원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아진 분위기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삼성전자 DS부문 직무별 업무 강도나 역할, 사내 분위기 등을 묻고 답하는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삼성이 이처럼 반도체 사업에서 경력공채 문을 더 활짝 연 데는 앞서 저연차를 대상으로 경력 채용을 진행한 SK하이닉스를 의식한 결정으로도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삼성과 함께 국내 반도체 제조사 양대산맥이고 특히나 인재 확보에 있어선 치열하게 경쟁을 이어오고 있고 최근에는 양사가 반도체 인력을 뺏고 뺏기는 관계까지 접어들었다.

    이런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업계 1위이자 강력한 경쟁사인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업계 인재를 대거 흡수하기 위해 저연차 인재들을 대상으로 '주니어 탤런트' 전형을 만들어 새로운 인재풀을 꾸렸다.

    SK하이닉스는 이 주니어 탤런트 전형으로 반도체업계 1~3년차인 새내기들을 경력자로 선발해 일찌감치 SK하이닉스의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게 육성했다. 상대적으로 이직 기회가 없는 저연차 반도체업계 종사자들을 공략해 태부족이었던 반도체 인력을 다수 확보할 수 있었다.

    삼성도 이번에 저연차 경력자 공략에 적극 나면서 SK하이닉스와 더 치열한 반도체 인재 쟁탈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력채용 전쟁에 더불어 신입사원 채용에서도 경쟁이 이어지며 올해도 반도체업계가 젊은 인재를 흡수하는 핵심 역할을 여전히 하게될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다만 과거처럼 어느 정도 실무 경험을 쌓아 현장에 바로 투입이 가능한 수준의 경력자들이 입사하는게 아니라는 점에서 경력 채용이라는 의미가 퇴색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삼성과 SK가 인력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해 경쟁에 수위를 높이면서 정작 업계에서 제대로 경력을 쌓은 이들이 지원하기엔 경쟁률만 더 높아졌다는 지원자들의 한탄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