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경영 핵심은 '선제적 투자 구상-지역경제 활성화'잇따른 지방 방문… '어려운 상황 불구 투자, 고용 차질없는 진행' 메시지 분석'경기침체 속 中 거친 도전' 변곡점 선 디스플레이… '돌파구' 제시 관심 집중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7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찾아 QD-OLED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사업전략을 점검했다.ⓒ삼성전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7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찾아 QD-OLED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사업전략을 점검했다.ⓒ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현장 경영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드는 등 삼성전자를 둘러싼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초일류 기술 확보를 위한 이재용 회장의 보폭은 더욱 빨라지는 모습이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행보를 두고, 공격적 투자를 위한 구상의 일환으로 기술 중시 의지를 재차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7일 이 회장은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찾아 QD OLED 패널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생산라인을 살펴본 뒤 주요 경영진들과 ▲IT기기용 디스플레이 시장 현황 ▲전장용 디스플레이 사업 현황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개발 로드맵 등을 집중 논의했다.

    특히 핵심 제품을 개발하는 직원들과 간담회에서 "끊임없이 혁신하고 선제적으로 투자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실력을 키우자"고 말하며 '미래 핵심 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회장에 취임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현장 경영행보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선제적 투자 구상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압축된다. 

    우선 이 회장이 지역 차원을 넘어 '디스플레이'라는 업종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도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디스플레이 시장은 한 때 삼성과 LG 등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했지만,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

    LCD의 경우 중국과의 격차가 사실상 없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고 OLED 또한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도약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넘어 대한민국 IT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수적인 만큼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새로운 투자 구상을 위해 이 회장이 디스플레이 사업장을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재계 시각이다.

    디스플레이업계 한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디스플레이산업은 중국의 거센 도전을 받으며 중요한 변곡점에 섰다"며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 경쟁 격화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이 회장이 어떤 선택을 할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QD OLED의 경우 이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육성하는 사업이다. 이 회장은 지난 2019년 10월 QD디스플레이 개발을 위해 오는 2025년까지 시설 10조원, 연구개발(R&D) 3조1000억원 등 총 13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직접 밝혔다.

    이어 이 회장은 지난 2020년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찾아 패널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사업 전략을 점검하면서 "신중하되 과감하게 기존의 틀을 넘어서자"며 "위기 이후를 내다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흔들림 없이 도전을 이어가자"고 주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현장 임직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청취하고 기술개발을 직접 점검하는 과정은 공격적 투자를 구상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는 해석이다. 각 지방사업장 방문시 지역 중소기업 및 협력협체를 아우르는 '지방과의 상생 및 지역경기 활성화'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27일 삼성전자 회장에 취임한 이튿날 삼성전자 광주사업장과 협력업체를 방문하는 것으로 첫 행보를 시작했다.

    11월에는 삼성전기 부산사업장과 스마트공장 지원을 받은 부산 지역 중소기업을 방문했고, 이달 1일에는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을 방문했다. 회장 취임 후 공개된 대외 행보의 대부분은 '지방'에서 이뤄졌다.

    이 회장이 취임 후 잇따라 '지방 사업장'을 주요 현장 경영 방문지로 선택한 것은 궁극적으로 지역 협력회사와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넘어 지역과의 상생을 위한 발걸음이라는 분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회장 첫 행보로 지방 사업장을 선택하고, 협력회사와 중소기업을 둘러보는 파격적인 행보 자체가 메시지로 보인다"며 "삼성과 협력회사,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넘어 '지방과의 상생'을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의 지방 사업장과 협력회사 및 지역 중소기업은 해당 지역 경제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어려운 지방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지방 사업장에 대한 투자, 협력회사와 중소기업의 성장,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필수적이다.

    이 회장의 잇따른 지방 사업장 방문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투자와 고용은 차질없이 진행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경영진에게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