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경영 핵심은 '선제적 투자 구상-지역경제 활성화'잇따른 지방 방문… '어려운 상황 불구 투자, 고용 차질없는 진행' 메시지 분석'경기침체 속 中 거친 도전' 변곡점 선 디스플레이… '돌파구' 제시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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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현장 경영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드는 등 삼성전자를 둘러싼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초일류 기술 확보를 위한 이재용 회장의 보폭은 더욱 빨라지는 모습이다.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행보를 두고, 공격적 투자를 위한 구상의 일환으로 기술 중시 의지를 재차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7일 이 회장은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찾아 QD OLED 패널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생산라인을 살펴본 뒤 주요 경영진들과 ▲IT기기용 디스플레이 시장 현황 ▲전장용 디스플레이 사업 현황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개발 로드맵 등을 집중 논의했다.특히 핵심 제품을 개발하는 직원들과 간담회에서 "끊임없이 혁신하고 선제적으로 투자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실력을 키우자"고 말하며 '미래 핵심 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지난해 10월 회장에 취임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현장 경영행보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선제적 투자 구상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압축된다.우선 이 회장이 지역 차원을 넘어 '디스플레이'라는 업종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도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디스플레이 시장은 한 때 삼성과 LG 등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했지만,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LCD의 경우 중국과의 격차가 사실상 없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고 OLED 또한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도약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넘어 대한민국 IT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수적인 만큼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새로운 투자 구상을 위해 이 회장이 디스플레이 사업장을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재계 시각이다.디스플레이업계 한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디스플레이산업은 중국의 거센 도전을 받으며 중요한 변곡점에 섰다"며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 경쟁 격화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이 회장이 어떤 선택을 할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QD OLED의 경우 이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육성하는 사업이다. 이 회장은 지난 2019년 10월 QD디스플레이 개발을 위해 오는 2025년까지 시설 10조원, 연구개발(R&D) 3조1000억원 등 총 13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직접 밝혔다.이어 이 회장은 지난 2020년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찾아 패널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사업 전략을 점검하면서 "신중하되 과감하게 기존의 틀을 넘어서자"며 "위기 이후를 내다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흔들림 없이 도전을 이어가자"고 주문한 바 있다.이와 함께 현장 임직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청취하고 기술개발을 직접 점검하는 과정은 공격적 투자를 구상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는 해석이다. 각 지방사업장 방문시 지역 중소기업 및 협력협체를 아우르는 '지방과의 상생 및 지역경기 활성화'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27일 삼성전자 회장에 취임한 이튿날 삼성전자 광주사업장과 협력업체를 방문하는 것으로 첫 행보를 시작했다.11월에는 삼성전기 부산사업장과 스마트공장 지원을 받은 부산 지역 중소기업을 방문했고, 이달 1일에는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을 방문했다. 회장 취임 후 공개된 대외 행보의 대부분은 '지방'에서 이뤄졌다.이 회장이 취임 후 잇따라 '지방 사업장'을 주요 현장 경영 방문지로 선택한 것은 궁극적으로 지역 협력회사와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넘어 지역과의 상생을 위한 발걸음이라는 분석이다.재계 한 관계자는 "회장 첫 행보로 지방 사업장을 선택하고, 협력회사와 중소기업을 둘러보는 파격적인 행보 자체가 메시지로 보인다"며 "삼성과 협력회사,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넘어 '지방과의 상생'을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삼성의 지방 사업장과 협력회사 및 지역 중소기업은 해당 지역 경제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어려운 지방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지방 사업장에 대한 투자, 협력회사와 중소기업의 성장,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필수적이다.이 회장의 잇따른 지방 사업장 방문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투자와 고용은 차질없이 진행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경영진에게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