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한수원과 주기기 공급계약 체결 예정신고리 계약 2.3兆…신한울 금액에 관심 집중협력사에 선발주 통해 경영상 어려움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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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에너빌리티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공사가 중단됐던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재개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신한울 3·4호기에 주기기를 공급할 예정으로, 수조원 규모의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경남 창원에 소재한 경남테크노파크에서 한국수력원자력과 두산에너빌리티 등 관련 기업과 함께 ‘원전생태계 지원설명회 및 현장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원전 일감 공급 확대, 금융 지원 강화, 전문인력 양성 등 정책 방향과 지원 세부계획이 공유됐다.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와 원전 수출 확대 등 원전생태계 복원을 위해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정부 의지가 반영됐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지난달 말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제작 사전 작업에 착수한 소식도 전해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계약을 3월 말 체결을 목표로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유일의 주기기 제작사다.

    신한울 3·4호기는 국내에 건설 예정인 최후의 원전으로, 한수원이 2017년 2월 허가를 취득해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같은 해 10월 ‘탈원전 로드맵’에 따라 건설이 전면 중단됐다가, 윤(尹) 정부의 ‘탈원전 폐지’ 기조에 따라 6년 만에 부활하게 됐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내달 한수원과 체결할 신한울 3·4호기 계약 규모는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수원과 두산에너빌리티는 2017년 사업 초기에 이미 토지 매입과 주기기 제작 에 7900억원의 비용을 지출했다. 이 중 4972억원은 원자로 설비와 터빈발전기 등 제작에 쓰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앞서 2014년 신고리 5·6호기의 주기기 공급계약을 2조3087억원에 따낸 바 있다. 신고리 5·6호기에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자체기술로 설계·제작해 공급한 원자로, 증기발생기, 터빈발전기 등 주기기가 적용돼 2023년과 2024년 각각 완공 예정이다.

    두산에어빌리티의 원자로와 증기발생기는 고온·고압에 견딜 수 있도록 고도의 설계·제작 기술을 필요로 하는 원자력발전소의 핵심설비다. 제작 기간만 4년 이상이 소요되며, 터빈발전기 역시 고도의 소재 제작 능력, 가공 기술이 요구되는 핵심설비에 해당한다.

    신고리 5·6호기의 계약이 2조3000억원 가량에 체결된 점에 비춰 신한울 3·4호기는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할 때 더 높게 책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10여년이 소요되는 원전건설 기간 수조원대 일감이 창출될 것으로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한수원은 신한울 3·4호기의 본격적인 공사 재개에 앞서 지난해 12월 50여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324억원 규모의 일감을 우선 발주했다. 이어 올해 안으로는 전체 협력사에 2000억원 이상의 일감을 추가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제작이 오래 걸리는 품목들을 본계약 이전에 선발주함으로써, 기존의 계약 후 발주하는 방식보다 일감 공급 시기를 약 2개월 가량 앞당겼다. 그동안 일감이 끊겨 어려움을 겪어온 협력사들도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에 따른 일감 배분으로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