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도급계약 때보다 금리 2배·수수료 10배 급등…울산 미분양물량 산적제2레고랜드? 성격달라…지자체 보증의무 불이행과 연대보증의무 이행차
  • ▲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 ⓒ정상윤 기자
    ▲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 ⓒ정상윤 기자
    전국 주요건설사 프로젝트파이낸싱(PF)보증 사업장중 미착공 비중이 64%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우건설 울산 주상복합사업 시공권 포기 사태에 대한 여론방향이 바뀌고 있다. 

    최초 언론보도가 나왔을 때만 해도 대우건설 자금사정에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추측에 시장불안이 증폭됐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합리적 선택이었다', '리스크관리 차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우건설이 울산 주상복합사업을 최초 검토한 시점은 2021년말로 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은 2022년 4월이었다. 이때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1.50%이하였다. 

    현재와 달리 저금리기조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향후 금리가 오르더라도 지금처럼 가파르게 폭등할 것이라고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다. 

    당시 울산 부동산시장도 낙관적이었다.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2022년 3월 울산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3.3㎡당 3544만원으로 1년전 3329만원에 비해 6.44% 오른 상황이었다. 같은기간 전국 매매가격이 6504만원에서 7309만원으로 12.3% 증가세를 보였던 만큼 추가상승이 기대됐다.

    또한 분양시장에서도 2021년 3월부터 1년간 전국적으로 42만5727가구가 선보였지만 울산에서는 5683가구 공급에 그치면서 신규분양에 대한 수요 역시 충분했다.

    대우건설은 아마도 울산사업을 통해 7.5% 수준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을 가능성이 높다. 7.5%는 일반 도급사업 영업이익 수준이다. 

    그러나 올들어 상황이 급격하게 변했다. 착공부터 분양전까지 공사미수금 규모가 1000억원을 초과할 것으로 추산됐다. 대우건설이 후순위 브릿지론 연대보증에 대한 440억원 대위변제도 리스크 탓이 컸다. 

    무엇보다 금융환경 변화가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우건설이 도급계약을 체결할 2022년 4월 시행사와 검토했던 금융조건은 PF금액 1000억원, 금리 5.7%, 취급수수료 1%였다.

    그러나 2022년말 본PF를 앞두고 금융사로부터 받은 금융조건은 전체 금액 1200억~1300억원, 금리 10%, 취급수수료 11%로 최초 도급계약 당시보다 금리는 2배, 수수료는 10배이상 불어났다.

    이 증가액을 분양가에 반영할 경우 가구당 수천만원 상승은 불가피했다. 그렇다고 해서 울산지역 부동산시장이 좋지만도 않았다. 

    지난해말 기준 울산 미분양 가구수는 모두 1402가구로 전년 397가구에 비해 3.5배이상 늘어난 상황이었다. 또 3.3㎡당 매매가도 2021년말 3537만원에서 지난해말 3491만원으로 오히려 1.30%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대우건설 대위변제에 대해 '제2레고랜드'라고 하지만 둘의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 레고랜드는 사업보증을 선 지방자치단체가 보증의무를 이행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발생한 리스크라면 대우건설은 울산사업 연대보증 의무를 이행해 금융리스크를 해소했다. 

    다른 시각으로 보면 대우건설이 440억원을 지불함으로써 향후 착공과 분양과정에서 증폭될 수 있는 PF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했다고도 할 수 있다. 실제 대우건설이 440억원을 대위변제 하면서 대주단은 후순위대출을 온전히 회수했고 선순위 역시 토지담보대출로 메울 수 있게 됐다.  

    울산사업 시공권을 사실상 포기하면서 대우건설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잔존하지만 현 상황으로 봐선 지켜볼 만 하다. 

    특히 대우건설 미착공PF 보증액중 가장 큰 규모였던 대전 유성구 도안2지구 사업이 4500억원 보증액 전체를 토지담보대출로 전환하는데 성공하면서 보증규모를 절반 가까이 줄인 점도 시장불안을 잠재우는 요인중 하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로선 440억원 비용손실을 봤지만 이를 통해 금융권이나 업계서도 PF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며 "오늘 한국신용평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건설사 PF보증 사업장 미착공 비중이 64%에 달한다고 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리스크관리가 최우선으로 돼야 하는 환경인 점은 분명하기 때문에 대우건설의 이번선택은 주목할 만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