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도급계약 때보다 금리 2배·수수료 10배 급등…울산 미분양물량 산적제2레고랜드? 성격달라…지자체 보증의무 불이행과 연대보증의무 이행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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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주요건설사 프로젝트파이낸싱(PF)보증 사업장중 미착공 비중이 64%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우건설 울산 주상복합사업 시공권 포기 사태에 대한 여론방향이 바뀌고 있다.최초 언론보도가 나왔을 때만 해도 대우건설 자금사정에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추측에 시장불안이 증폭됐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합리적 선택이었다', '리스크관리 차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대우건설이 울산 주상복합사업을 최초 검토한 시점은 2021년말로 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은 2022년 4월이었다. 이때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1.50%이하였다.현재와 달리 저금리기조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향후 금리가 오르더라도 지금처럼 가파르게 폭등할 것이라고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다.당시 울산 부동산시장도 낙관적이었다.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2022년 3월 울산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3.3㎡당 3544만원으로 1년전 3329만원에 비해 6.44% 오른 상황이었다. 같은기간 전국 매매가격이 6504만원에서 7309만원으로 12.3% 증가세를 보였던 만큼 추가상승이 기대됐다.또한 분양시장에서도 2021년 3월부터 1년간 전국적으로 42만5727가구가 선보였지만 울산에서는 5683가구 공급에 그치면서 신규분양에 대한 수요 역시 충분했다.대우건설은 아마도 울산사업을 통해 7.5% 수준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을 가능성이 높다. 7.5%는 일반 도급사업 영업이익 수준이다.그러나 올들어 상황이 급격하게 변했다. 착공부터 분양전까지 공사미수금 규모가 1000억원을 초과할 것으로 추산됐다. 대우건설이 후순위 브릿지론 연대보증에 대한 440억원 대위변제도 리스크 탓이 컸다.무엇보다 금융환경 변화가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우건설이 도급계약을 체결할 2022년 4월 시행사와 검토했던 금융조건은 PF금액 1000억원, 금리 5.7%, 취급수수료 1%였다.그러나 2022년말 본PF를 앞두고 금융사로부터 받은 금융조건은 전체 금액 1200억~1300억원, 금리 10%, 취급수수료 11%로 최초 도급계약 당시보다 금리는 2배, 수수료는 10배이상 불어났다.이 증가액을 분양가에 반영할 경우 가구당 수천만원 상승은 불가피했다. 그렇다고 해서 울산지역 부동산시장이 좋지만도 않았다.지난해말 기준 울산 미분양 가구수는 모두 1402가구로 전년 397가구에 비해 3.5배이상 늘어난 상황이었다. 또 3.3㎡당 매매가도 2021년말 3537만원에서 지난해말 3491만원으로 오히려 1.30% 하락했다.일각에서는 대우건설 대위변제에 대해 '제2레고랜드'라고 하지만 둘의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 레고랜드는 사업보증을 선 지방자치단체가 보증의무를 이행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발생한 리스크라면 대우건설은 울산사업 연대보증 의무를 이행해 금융리스크를 해소했다.
다른 시각으로 보면 대우건설이 440억원을 지불함으로써 향후 착공과 분양과정에서 증폭될 수 있는 PF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했다고도 할 수 있다. 실제 대우건설이 440억원을 대위변제 하면서 대주단은 후순위대출을 온전히 회수했고 선순위 역시 토지담보대출로 메울 수 있게 됐다.울산사업 시공권을 사실상 포기하면서 대우건설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잔존하지만 현 상황으로 봐선 지켜볼 만 하다.특히 대우건설 미착공PF 보증액중 가장 큰 규모였던 대전 유성구 도안2지구 사업이 4500억원 보증액 전체를 토지담보대출로 전환하는데 성공하면서 보증규모를 절반 가까이 줄인 점도 시장불안을 잠재우는 요인중 하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업계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로선 440억원 비용손실을 봤지만 이를 통해 금융권이나 업계서도 PF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며 "오늘 한국신용평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건설사 PF보증 사업장 미착공 비중이 64%에 달한다고 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리스크관리가 최우선으로 돼야 하는 환경인 점은 분명하기 때문에 대우건설의 이번선택은 주목할 만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