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범 전 대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부릉' 지점장·라이더, 주주단에 연합 서한 전달·피켓 캠페인 펼쳐23일 유상증자·유 전 대표 사내이사 해임 등 다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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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정범 전 대표
    배달 대행 플랫폼 '부릉'의 운영사 메쉬코리아 창업자 유정범 전 대표와 부릉의 전국 지점장과 라이더들이 hy(옛 한국야쿠르트)로의 피인수를 격렬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쉬코리아는 2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변경,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 안건, 창업주 유정범 전 메쉬코리아 이사회 의장의 사내이사직 해임 안건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

    유정범 전 대표는 메쉬코리아를 설립한 창업자다. 하지만 투자 유치 실패로 인한 법정관리와 경영권 매각 등 안을 두고 현 경영진과 의견이 대립, 지난 1월 25일 이사회에서 해임됐다.

    이에 대한 반발로 유 전 대표는 지난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그는 "합리적이지 않고 불공정한 방식으로 회사의 주식을 제3자에게 발행하는 행위는 주주들의 권리를 중대하게 침해하는 행위이자 회사에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손해를 끼치는 행위"라며 "현재 위와 같은 주식 발행 절차들에 대한 유지 또는 김형설의 위법한 신주발행 절차 진행을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hy는 지난달 메쉬코리아에 600억원의 긴급자금을 수혈했다. 이어 이번에 유증을 통해 발행하는 200억원 규모의 신주까지 인수하게 되면 총 800억원을 투자해 지분 66.7%를 확보한다. 

    유 전 대표는 제3자 배정 신주발행이 공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거나 사전 모의로 특혜를 줘 경영권을 바꿨다는 주장이다. hy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이 공정한 경쟁 입찰 방식이 아니라는 점, 선관주의의무 및 충실의무 위반 등을 지적했다. 또 그는 유상증자가액이 현저히 낮다고 비판했다. 이번 유상증자 발행 가액은 주당 5023원이다. 반면 유 전 대표측은 주당 2만원을 상회할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hy에 대한 신주발행 가격이 객관적인 가액이라 보기 어렵고 메쉬코리아의 실제 가치보다 저가 발행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부릉'의 전국 지점장과 라이더들도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단 설득에 나서고 있다. 전국 지점장 연합 명의로 hy의 메쉬코리아 인수를 반대하는 서한을 전달했으며, 라이더들은 주주단 본사를 찾아 피켓을 들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hy가 메쉬코리아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가맹점과 라이더들의 이탈이 잇따르고 있으며 창업주인 유정범 전 대표가 해임됨에 따라 기업간거래 영업 중단으로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유정범 의장의 기업간거래 영업능력과 IT테크 기술이 메쉬코리아와 지점들의 매출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며 "hy 피인수 과정에서 유 전 의장이 해임되면 신규계약은 물론 기존 계약업체들도 경쟁사로 넘어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식품유통기업인 hy는 물류나 이륜사업에 대한 기반도 없을뿐 아니라 IT테크 기술력도 약해 얼어붙은 배달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릉 지점장과 라이더 연합은 hy로의 피인수가 강행될 경우 대규모 이탈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미 상당수 지점들은 메쉬코리아와 계약을 해지했으며 대형지점장들도 인수 진행 과정을 지켜본 후 계약 해지를 검토 중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업계는 이번 임시 주총에서 hy의 신주 인수가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총에는 유정범 전 대표가 요구한 '현 경영진' 해임 안건과 이사회가 포함한 '유정범 사내이사 해임' 건이 함께 포함되는 등 전·현직 경영진 간 갈등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메쉬코리아는 이변이 없는 한 매각 절차를 완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