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에만 수익 절반 몰려조달난 보험사 '저축성' 경쟁적 판매IFRS17하에서 보험사들은 팔수록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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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시중은행의 방카슈랑스(은행을 통한 보험 판매) 실적이 크게 뛰어올랐다. 지난해 말 채권시장 경색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던 보험사들이 고금리를 내세운 저축성보험 판매에 열을 올리자 판매 채널의 역할을 맡은 은행들이 수수료 수익을 짭짤하게 거둔 것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시중은행이 지난해 방카슈랑스로 벌어들인 수수료 이익은 총 3215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2315억원) 대비 38.9% 증가한 규모로, 4분기에만 절반에 가까운 1415억원을 벌어들였다.

    시중은행의 방카슈랑스 실적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변변치 못했다. 지난해 상반기 4대 시중은행의 방카슈랑스 수수료 이익은 총 1001억원으로 전년 동기(1157억원)보다 13.5% 적었다.

    이후 하반기부터 상황은 급변했다. 지속적인 기준금리 상승에다 채권시장 경색까지 이어지면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던 보험사들이 앞다퉈 저축성보험 판매에 열을 올렸다.

    급기야 연 6%대에 달하는 저축성보험 상품이 나왔다. 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치솟자 은행으로 돈을 쏠리는 '역머니무브' 상황에서 소비자 이탈을 막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저축성보험을 택한 것이다.

    실제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판매된 저축성보험 금액은 총 13조5969원으로 전년 동기(3조6429억원) 대비 3.7배 가량 급증했다.

    보험사 입장에선 올해부터 시행된 새 회계제도(IFRS17)로 인해 저축성보험은 부채로 인식해야 하기 때문에 팔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인데도 유동성 위기를 피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측면이 강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축성보험 판매로 보험사들이 가져가는 수익은 보장성보험에 한참 못 미친다"며 "채권시장도 안정되고 유동성 문제를 해결한 보험사들의 판매 유인이 감소하면서 방카슈랑스 판매 수수료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