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수수료 전년 대비 15% 감소증권사 해외주식 서비스 고도화 나서美주식 낮거래·야간 PB상담·AI 정보콘텐츠 등
  • 지난해 고금리 기조에 따른 증시 악화로 국내 증시는 물론 해외주식 거래에서도 투자자 관심이 시들해지자 증권사들은 서학개미들을 공략한 편의 서비스를 쏟아내고 있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주식 거래를 제공하는 27개 증권사가 벌어들인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는 7243억원으로 전년 동기(8508억원) 대비 14.8% 감소했다. 

    증권사별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를 살펴보면 한국투자증권은 634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줄었다. 같은 기간 삼성증권은 32% 감소했으며, 하나증권(-30%), KB증권(-20%), 키움증권(-18%), NH투자증권(-14%), 신한투자증권(-11%) 등 주요 증권사 대부분의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가 줄었다. 

    지난해 글로벌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해외주식 투자 자금이 감소한 영향이다. 

    국내주식 대비 상대적으로 선방하며 효자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던 해외주식 수수료 역시 내림세를 보이자 증권사들은 관련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 주식 낮거래 서비스다. 

    지난달 삼성증권과 미국 대체거래소(ATS) 독점계약 만료 이후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KB증권, 메리츠증권 등 대형사는 물론 교보증권, 한화투자증권, 토스증권 등 중소형사까지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를 앞다퉈 도입에 나섰다. 차별화됐던 낮거래 서비스가 이제는 보편적으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NH투자증권은 한발 더 나아가 업계 최초로 24시간 미국 주식 매매 서비스를 내놨다. 한국시간 기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미국 주식 주간거래를 운영한다.

    반대로 야간 시간을 틈새로 활용해 해외 주식 거래에 대한 PB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6일부터 글로벌나이트데스크(야간투자상담)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 정규시장이 오픈하기 전인 저녁 6시부터 새벽 1시까지 운영되며, 전담 PB들이 유선을 통해 전문적인 투자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외주식 거래 고객이 늘어나면서 야간에 해외주식에 대한 투자 상담 니즈가 확대됨에 따라 해당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해외주식 정보 콘텐츠도 날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최근 미래에셋증권은 네이버클라우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해외주식 뉴스를 실시간으로 번역하고 요약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지난해 7월 네이버클라우드와 전략적 인공지능 협업관계로 맺은 업무협약(MOU)의 첫 성과다.

    KB증권도 AI 로봇이 미국 상장회사들의 공시정보를 분석해 제공하는 'KB로보뉴스'를 선보였다. 번역이나 정보 수집 차원을 넘어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와 금융정보를 활용한 가상 투자 결과 리포트를 동시에 제공한다.

    회사가 제공하는 다양한 해외주식 서비스를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웹툰 콘텐츠를 택한 시도도 눈길을 끈다. 고객이 해외주식에 대해 보다 쉽고 재미있게 거래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KB증권은 최근 웹툰 작가 김성모와 협업해 해외주식 투자를 묘사한 '강건마의 투자일지'를 제작,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를 통해 연재하고 있다.

    웹툰에서는 주인공 강건마가 2021년 '밈' 주식으로 일컫는 종목에 투자해 손실을 봤다는 배경을 설정했다. 당시 시황에 대한 설명과 함께 KB증권에서 제공하는 해외주식 관련 서비스 등을 소개한다.

    증권사들이 제공하는 해외주식 서비스 전반적인 수준이 업그레이드된 만큼 회사 간 차별화된 서비스나 시스템 개발 경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사 한 관계자는 "스마트 개미들의 니즈는 다양하고 구체적"이라며 "서학개미들이 진짜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파악하기 위한 노력도 상당하다. 타사와 차별화된 각양각색 서비스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