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구본무 전 회장 배우자-딸들 상속회복청구 제기통상적인 법정 상속 비율 따라 재분할 주장LG "적법하게 이뤄진 상속… 제척기간 3년 지나""LG 전통과 경영권 흔드는 건 용인될 수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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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선친인 고(故) 구본무 전 회장의 배우자와 딸들이 상속 재산을 다시 분할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이에 대해 LG 측은 "합의에 따라 4년 전 적법하게 완료된 상속"이라며 "LG 전통과 경영권 흔드는 건 용인될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10일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의 어머니 김영식 여사와 여동생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는 지난달 28일 서울서부지법에 구 회장을 상대로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냈다.민법상 상속회복청구권은 상속권이 참칭상속권자로 인해 침해된 때에는 상속권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은 상속회복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또한 그 침해를 안 날부터 3년,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을 경과하면 소멸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상속 재산을 다시 분할하자는 의미다.구 회장은 故(고) 구본무 전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2004년 구 전 회장의 양자로 입적했으며 LG그룹 총수 일가의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경영권을 이어받았다.이들은 이번 소송을 통해 통상적인 법정 상속 비율에 따라 배우자 1.5 대 자녀 1인당 1의 비율로 상속이 이뤄졌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구본무 전 회장이 남긴 재산은 ㈜LG 주식 11.28%를 비롯해 모두 2조원 규모다. 이 가운데 구광모 회장은 구 전 회장의 보유 지분 11.28% 중 8.76%를 물려받았다. 당시 구 회장은 지분율은 6.24%였지만 구본무 전회장의 지분을 상속받으면서 15.00%로 높아져 최대주주가 됐다.이와 함께 장녀 구연경 대표는 2.01%를, 차녀 연수씨는 0.51%를 각각 분할 상속받았다. 김영식 여사에게는 ㈜LG 지분이 따로 상속되지 않았다. 만약 이들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구 전 회장의 지분은 김 여사에게 3.75%, 구 회장과 두 자매가 각각 2.51%씩 받게 된다. 이에 따라 구 회장의 지분율은 9.7%로 줄고 세 모녀는 8.77%로 치솟게 된다.이와 관련 LG 측은 적법하게 이뤄진 상속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특히 법적으로 완료된 지 4년이 넘었고 이미 제척기간도 3년이 지난 시점에서 소송을 제기한 점에 대해 반발하는 상황이다.LG 측은 "전통에 따라 상속인 4인은 수차례 협의를 통해 ㈜LG 주식 등 경영권 관련 재산은 구광모 대표가 상속하고, 김영식 여사와 두 여동생은 ㈜LG 주식 일부와 선대회장의 개인 재산인 금융투자상품, 부동산, 미술품 등을 포함해 5천억 원 규모의 유산을 받는 것으로 합의했다"며 "법적으로 완료된 지 4년이 넘어 이미 제척기간인 3년이 지났고, 이제 와서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오히려 집안을 대표하고 경영을 책임지는 사람이 경영권 관련 재산을 받는다는 LG가(家)의 원칙과 전통에 따라 경영권 관련 재산인 ㈜LG 지분은 모두 구 회장에게 상속돼야 했으나 구 회장이 나머지 3명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두 여동생이 각각 ㈜LG 지분 2.01%(약 3천300억원), 0.51%(약 830억원)의 지분을 상속받는데 합의했다는 것이 LG의 설명이다. 구 회장은 그동안 가족과 가문의 화합을 위해 최대한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하려 노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LG는 1947년 창업 이후 LG가의 일관된 원칙과 전통을 바탕으로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경영권을 승계해 왔고, 75년 동안 경영권은 물론 재산 관련 분쟁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사업 초기부터 허(許)씨 가문과 동업했고 후손이 많아 창업회장부터 명예회장, 선대회장에 이르기까지 집안 내, 회사 내에서 재산을 두고 다투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는 가풍이 지켜져 왔다.LG는 재산분할 요구하며 LG 전통과 경영권 흔드는 건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LG는 "LG의 회장은 대주주들이 합의하고 추대한 이후 이사회에서 확정하는 구조이며 ㈜LG 최대주주인 구광모 대표가 보유한 ㈜LG 지분은 LG가를 대표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고, 임의로 처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성격을 갖고 있"며 "LG는 1947년 창업 이후 LG가의 일관된 원칙과 전통을 바탕으로 집안 어른들의 양해와 이해 속에서 경영권을 승계해 왔다"고 강조했다.이어 "75년 동안 경영권은 물론 재산 관련 분쟁이 단 한 차례도 없었음은 모두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라며 "재산분할을 요구하며 LG 전통과 경영권 흔드는 건 용인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