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밀월 관계' 현대차그룹도 검찰 수사 대상현대차는 '구현모 형 회사', KT는 '정의선 동서 회사' 수백억에 사줘검찰 "각종 의혹 철저히 들여다보겠다는 입장"
  • ▲ KT 사옥. ⓒ뉴데일리 DB
    ▲ KT 사옥. ⓒ뉴데일리 DB
    검찰이 구현모 KT 대표이사의 '쌍둥이 형 불법 지원' 의혹에 대해서도 칼날을 빼들었다. 

    KT 윤경림 신임 대표이사 후보자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동서인 박성빈씨가 연루된 의혹인 만큼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될 조짐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중앙지검은 시민단체 '정의로운 사람들'이 구 대표와 윤 후보자를 고발한 사건을 공정거래조사부(이정섭 부장검사)에 배당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이 단체는 고발장에서 구 대표가 쌍둥이형인 구준모 대표에 대해 불법적인 지원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구 대표에게 업무상 배임 등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2019년 9월 구 대표의 형인 구 대표가 2010년 6월 설립한 회사 '에어플러그'의 지분 16.84%를 36억 원에 사들였다. 

    이어 2021년 7월 나머지 지분 82.48%를 245억 원에 인수하고 에어플러그를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이로부터 1년 뒤인 지난해 9월 KT의 자회사 KT 클라우드는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현 오픈클라우드랩)' 지분 100%를 206억8천만 원에 인수했다.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의 설립자는 정 회장과 동서지간인 박씨다. 

    KT는 정 회장 동서의 회사를, 현대차는 구 대표 쌍둥이 형의 회사를 거액의 회삿돈을 들여 사준 셈이다. 

    또 현대차의 에어플러그의 인수 직후에는 당시 현대차그룹 부사장으로 있던 윤 후보자가 KT에 재입사하기도 했다. 

    2019년 KT에서 나와 현대차그룹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던 윤 후보자는 에어플러그 인수 건이 완료되자 부문장으로 재입사했다. 

    통신업계에서는 윤 후보자가 구 대표 형의 회사를 현대차가 인수하는데 모종의 역할을 한 공을 인정받아 재입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 대표가 형 회사를 비싼 값에 인수해 준 현대차에 보은하기 위해 자회사를 동원해 정 회장 동서의 회사를 사준 게 아니겠느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처럼 구 대표와 관련한 각종 의혹에 현대차그룹 역시 연관돼 있다고 보고 현대차그룹을 수사대상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검찰 관계자는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철저히 들여다보겠다는 것이 수사팀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KT를 둘러싼 다양한 의혹의 실체를 낱낱히 밝혀야 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며 "현대차는 물론 의혹에 연루된 당사자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검찰 수사 대상"이라고 말했다. 

    한편 KT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윤 후보자는 통신 3사와 CJ, 현대차 등의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통신은 물론 모빌리티, 미디어 등 전문성을 인정받아 그룹사 성장을 견인할 적임자로 판단돼 KT에 합류한 것"이라며 의혹을 부정했다. 이어 "현대차의 에어플러그 인수 당시 윤 사장은 투자 의사결정과 관련된 부서에 근무하거나 관여하지 않았다"고도 설명했다. 

    현대차도 'KT 이사회가 대표이사 선출에 대주주 의견을 고려해달라"는 취지의 입장을 KT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9월 KT와의 자사주 교환을 통해 KT의 2대 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이는 KT 측이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구 대표의 연임에 반대할 것을 우려해 현대차를 2대 주주로 만들어 주주총회에서 우군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