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비용 늘고 대출수요 줄어연체율 상승, SVB 파산 등 금융위기감 고조LCR 완화 등 안정화 조치 연장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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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가 이어지며 대출수요가 급감하자 은행들도 서둘러 빚을 갚고 있다. 넉달 간 은행채 순발행액이 15조원 줄어드는 등 당분간 자산 재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잔액은 373조6962억원으로 전월말 대비 2400억원 줄었다. 이번달 은행채 발행액은 5조1000억원, 상환액은 5조2500억원으로 상환액이 발행액을 넘어섰다.은행채 상환은 지난해 11월 3조21000억원에 이어 12월 2조5800억원, 올해 1월 4조7000억원, 2월 4조5100억원 등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금리 고공행진이 계속되면서 은행들도 채권발행을 통한 비용이 부담스러운 것으로 보인다.실제로 은행채 금리는 1년물 기준 3.94%로 지난해 연초 1.72% 대비 2배 이상 올랐다. 같은 자금을 조달하더라도 비용도 2배 이상 필요하다는 얘기다. 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하는 안을 저울질하고 있고 한국은행도 동참할 가능성이 높아 자금조달비용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가계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수요가 줄어든 것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은 1050조7000억원으로 전달보다 2조7000억원 줄었다. 관련 통계작성 이후 2월 증감액 기준으로 사상 최대폭 감소다. 특히 대출감소세에도 꾸준히 늘던 주택담보대출이 2015년 통계집계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다.치솟는 대출 연체율도 부담이다. 차주들의 이자부담이 무거워지면서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나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2021년 말 0.16%에서 지난해 말 0.33%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각각 0.16%에서 0.25%, 0.14%에서 0.22%로 증가했다.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오는 6월 종료되는 시장안정화 조치 연장을 검토 중이다.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정상화 유예와 예대율 한시 완화 조치 등이 대상이다.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시행한 한시적 규제완화 조치로 금융시장 불안을 안정시키는데 효과가 있었다는 평가"라며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해외 시장 변동성이 커졌고 국내 시장에서도 불확실성이 잔존한 상황인 만큼 안정화 조치를 당분간 연장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