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월 21조 순상환에서 전환가계대출 1년5개월만에 증가채권금리·정기예금 금리 상승코픽스 다시 밀어올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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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이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시중 은행들이 자금조달 규모를 늘리고 있다. 채권을 발행하고 예금금리를 높이는 방식을 주로 활용하는데 자금조달비용이 늘수록 대출금리도 덩달아 오를 것으로 보인다.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발행된 은행채는 24조76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0조4800억원(236%) 급증했다. 올해 들어 은행채 발행규모는 1월 9조9100억원, 2월 12조1100억원, 3월 10조600억원 등 10조원 안팎을 유지하다가 4월 14조2800억원으로 늘어난 뒤 5월에는 20조원을 돌파했다.매달 순상환을 이어오던 발행추세도 올해 첫 순발행으로 전환됐다. 순발행액 규모는 1월 -4조7100억원, 2월 -4조5100억원, 3월 -7조4100억원, 4월 -4조7400억원 등 꾸준히 줄다가 5월에는 9595억원 순발행됐다. 은행채 순발행은 은행들이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보다 신규 발행한 채권액이 많았다는 의미다.은행들이 조달자금을 늘리는데는 대출수요가 늘어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677조6122억원으로 전월 대비 1431억원 증가했다.가계대출이 전월보다 늘어난 것은 2021년 12월 이후 17개월 만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회 연속 동결하고 금리정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레버리지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늘어난 은행채 수요 탓에 조달금리도 급증하고 있다. 은행채 1년물(무보증 AAA) 금리는 3.85%로 지난달 3.64%대비 21bp(1bp=0.01%p) 올랐다. 은행 자금조달비용이 늘어난 것이다.은행채 금리 상승에 또다른 자금조달수단인 정기예금 금리도 오름세다. 5대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연 3.7~3.8% 수준으로 연 3.4~3.46%이었던 지난달 초 대비 30bp 가량 올랐다.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만기도래 물량의 125%까지 발행하도록 하는 금융당국 은행채 발행 한도 지침을 매달 꽉 채우는 상황"이라며 "예금금리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만큼 규제비율을 다소 풀어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조달금리 상승은 COFX(코픽스) 금리를 끌어올려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지난달 발표한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44%로 현재 조달금리 3.8% 수준과 괴리가 있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코픽스가 오르면 연동되는 변동금리 대출상품도 동반상승한다.전국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은행 주담대 변동금리 상품이 3%대까지 내려오면서 대출수요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며 "고신용 은행채 발행이 계속 늘어나면 시중자금을 빠르게 흡수해 지난해 벌어진 레고랜드 사태처럼 유동성 위기가 올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