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현대차·신한은 3사 23.39% 반대 예상 외국인 투자자, 소액주주 각각 44%, 57% 찬성 맞불주총 '표대결' 불가피, '혼전' 예고 속 결과 '안갯 속'
  • 윤경림 KT 차기 대표이사(CEO) 후보의 선임건을 둘러싼 최대주주와 일반주주의 기싸움이 시작됐다. 여권의 의지가 반영된 국민연금의 반대표와 외국인 투자자 및 소액주주들의 찬성표가 맞서면서 혼전 양상을 띠고 있다.

    15일 KT에 따르면 오는 31일 개최되는 주주총회에서 윤 후보의 대표 선임 여부가 결정된다. 대표 선임 안건 통과에는 '출석 주주 과반수' 동의와 '발행주식의 4분의 1 이상' 찬성해야 한다.

    KT 지분은 지난해 말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국민연금(10.12%), 현대차그룹(7.79%), 신한은행(5.48%) 등 순으로 구성돼 있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소유분산 기업의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를 문제 삼고 있어, 사실상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대주주인 현대차그룹 또한 최근 KT 이사회에 최대주주 의사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3대주주인 신한은행 역시 
    주요주주의 행보와 궤를 같이할 것이라는 해석이 다분하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 및 소액주주 등 일반주주들이 윤 후보 선임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KT 전체 지분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44%, 소액주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57%에 달한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Glass Lewis)'는 주주들에게 윤 후보의 선임 안건에 찬성할 것을 권고한 상태다. 글래스루이스는 'ISS'와 함께 손꼽히는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로, 외국계 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소액주주 역시 네이버 카페에서 전자투표 방법 등을 공유하며 참여를 독려 중이다. 네이버 카페 'KT주주모임'의 경우 현재 가입자 수가 1300명을 웃돌고 있으며, 주식수가 320만주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최대주주와 일반주주의 주총 표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본다. 가령 국민연금을 필두로 한 현대차그룹·신한은행의 연합군의 반대표는 23.39%에 달한다. KT 지분율이 절반 이상을 웃도는 소액주주와 절반 가까이 달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표심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윤 후보 선임에 대한) 주요주주들의 반대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변수는 외국인 투자자와 소액주주의 찬성표에 있다"면서 "다만, 개별화된 주주인 소액주주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참여 여부 등에 따라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윤 후보는 정치권과 국민연금이 지적하는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별도의 TF를 운영하기로 한 상태다. TF는 ▲대표이사 선임절차 ▲사외이사 등 이사회 구성 ▲ESG 모범규준 등 최근 주요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지적받은 사항을 중심으로 지배구조 강화 방안을 도출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