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파트너스운용 공개매수, 액면분할 요구남양유업 "700억 적자, 경영상황 전혀 고려치 않아" 비판남양유업 오너 지분 53%… 현실적으로 이기기 쉽지 않아
  • 오는 31일 열리는 남양유업의 정기 주주총회(주총)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주총을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운용은 소액주주들의 권리 회복에 앞장서겠다며 남양유업을 상대로 주주제안에 나섰다. 이에 남양유업은 현재 경영상황을 전혀 고려치 않은, 눈앞에 단기적 이익만 추구한다며 관련 제안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오는 31일 열리는 주총에서 차파트너스운용이 제안한 △일반 주주 지분 50%를 주당 82만원에 공개매수 △주당 2만원의 배당과 5분의 1 액면분할 △19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심혜섭 심혜섭법률사무소 대표의 감사 선임 등에 대한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앞서 차파트너스운용은 지난달 15일 관련 내용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남양유업 이사회에 발송한 것으로 알려진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일가와 한앤컴퍼니의 경영권 분쟁이 2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일반 주주 권익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의도다.

    차파트너스운용은 이번 주총을 앞두고 남양유업 주식 3%(2만447주)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남양유업은 경영권을 놓고 한앤컴퍼니와 법적 분쟁 중이지만 홍 회장과 그 일가가 보유한 지분이 53.08%로 과반 이상을 보유해 현실적으로 이기기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감사 선임안은 이른바 3%룰이 적용되기 때문에 일반주주들의 표결이 안건 통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3%룰은 상장사의 감사 혹은 감사위원을 선임할 시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규정이다. 

    남양유업은 감사 후보로 심호근 남양유업 상근감사, 차파트너스운용은 심혜섭 변호사를 추천했다. 홍원식 회장의 장남 홍진석 상무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까지 안건으로 올렸다.

    이에 남양유업은 전날 차파트너스운용이 제출한 의결권대리행사권유 참고서류에 대해 입장을 밝히며 "보통주 2만원, 우선주 2만50원의 현금배당(총액 169억원)으로 고액의 현금배당 요구"라면서 "원가부담으로 인해 매년 700억원 이상의 영업적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과연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과 성장을 바라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감사 선임 요구에 대해 "경영권분쟁 소송결과에 따라 새로운 경영진으로의 지배구조 개선은 필연적이기 때문에 주주제안자가 우려하는 감사선임 목적은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면서 "오히려 주주제안자가 요구하는 감사선임이 새로운 경영진의 경영환경에 걸림돌"이라면서 우려했다.

    액면분할 및 액면분할을 위한 정관 일부 변경 요구에 대해선 "주주제안자는 우선주의 발행주식수 미달로 인해 상장폐지를 우려해 우선주 뿐만아니라 보통주까지 액면분할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번 주총에서 정관변경 후 올해 상반기 내에 우선주 유상증자를 통해 상장폐지 문제를 해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기주식 취득 요구는 "매년 700억원 이상의 영업적자가 발생되어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비현실적 요구이고 향후 당사의 미래가치를 키워가는데 걸림돌이 될 뿐"이라고 비판했다.

    남양유업은 마지막으로 "행동주의 펀드는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주식을 대량 매입한후 기업에 자산 매각, 배당확대, 자사주매입, 구조조정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단기간에 주가를 높여 수익을 내는 사례가 많다"면서 "많은 행동주의 펀드들이 주가가 오르자마자 팔고 떠나는 일명 ‘먹튀’ 행보를 보여 자주 도마에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직원들은 앞으로 한발 더 도약해 과거 국내최고의 유가공 기업으로서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주주님들과 함께 성장해 가치를 더욱 나누는 남양유업이 될 것을 다짐하면서 회사 측에 힘을 실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