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리츠 공모 참패…인수회사 참여한 SK證 실권주 31억원 인수씨유박스 공동 주관…SK그룹 계열분리 이후 첫 일반기업 상장 맡아지난해 말 조직개편 통해 IB 부문 강화…IPO 성공 사례 쌓기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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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증권이 기업공걔(IPO) 시장에서 지난 2018년 SK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이후 약 5년 만에 처음으로 일반기업 상장 대표 주관업무를 맡는다. 

    최근 인수회사로 참여한 한화리츠 청약에서 미달 사태가 발생하는 등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IPO 성공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리츠는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간 일반청약을 진행한 결과 최종 경쟁률이 0.53대 1에 그쳤다. 이에 따라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물론 인수회사로 참여한 SK증권도 실권주를 인수해야 한다. 

    SK증권이 떠안아야 할 실권주 규모는 31억2000만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인수 수수료 3억원을 훌쩍 넘는 금액이다. 

    다행인 점은 주관사와 달리 인수회사가 인수한 실권주는 의무보유 확약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SK증권 관계자는 "주관사가 인수한 실권주는 1개월간 의무보유 확약 대상인 것과는 달리, 인수회사는 의무보유 확약 기간이 없다"라며 "해당 물량을 원하는 기관 수요가 남아있어 이들을 대상으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증권은 최근 IPO 시장 내 성공적인 트랙레코드가 절실한 상황이다. 채권자본시장(DCM)에선 강자로 분류되지만, 주식자본시장(ECM) 및 IPO 부문에서는 지난 몇 년간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회사는 지난 2020년 SK바이오팜, 2021년 SK바이오사이언스‧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SK그룹 계열사 IPO에 인수회사로 참여해왔지만, 지난해 SK쉴더스 IPO의 인수회사, 원스토어 IPO의 공동 주관사를 맡았던 부분들이 무산된 바 있다.

    그나마 계열분리 이후 인연을 토대로 한 SK그룹의 후광을 토대로 굵직한 IPO 거래에 참여하며 이름값을 높여왔으나, 대어급 IPO가 줄줄이 무산되면서 맥이 끊긴 상황이다.

    인수단이 아닌 대표 주관을 맡은 것도 지난 2018년 6월 유전자 분석업체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의 상장을 단독 주선한 것이 마지막이다. 해당 건은 2018년 7월 SK그룹에서 분리하기 이전에 이뤄진 거래다.

    회사는 최근 들어 IPO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SK그룹 계열분리 이후 처음으로 IPO 주관 업무를 맡은 것이다. 지난달 초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인공지능(AI) 안면인식 전문업체 씨유박스 상장에 신한투자증권과 함께 공동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회사는 SK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외부 인사 영입 및 조직개편 등을 통해 IPO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힘쓴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에도 IB 총괄 부문 산하의 기업금융사업부를 총지휘하는 유성훈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IB 조직의 위상을 한층 강화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SK증권의 이번 씨유박스 공동 주관이 회사의 IPO 경쟁력 강화를 위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IPO 업무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공적인 트랙레코드를 쌓는 것"이라며 "스펙 설립‧합병, 인수회사 참여에 이어 주관사로 참여하게 된 것은 회사 입장에서 분명히 긍정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SK그룹 후광에서 벗어나 약 5년 만에 처음으로 일반기업의 상장을 주관한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라며 "회사가 가진 IPO 역량을 증명해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