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잔고 1조7484억원으로 전년比 두 배 증가작년 541억 손실…하반기부터 이익 실현 예상흑자 앞서 배당절차 선진화…배당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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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J중공업의 조선부문이 올해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본격적인 이익창출에 따라 배당 재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HJ중공업 조선부문의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는 방산 1조65억원, 신조선 7419억원 등 총 1조7484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말 수주잔고가 방산 6029억원, 신조선 3098억원, 수리선 24억원 등 총 9151억원이었던 점에 비춰 1년 새 일감이 두 배로 늘었다.

    HJ중공업 조선 사업은 방산·특수선, 신조선(상선), 수리선으로 이뤄져 있다. 주로 해군 대형수송함, 고속정, 고속상륙정 등 방산 함정사업과 해경 경비함, 3D/4D물리탐사연구선, 친환경 하이브리드 어업지도선 등 관공선 사업에 특화됐으며 상선, 수리선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다.

    강점을 지닌 방산분야의 성과가 계속된 가운데 수년간 일감이 끊겼던 신조선 분야가 회복을 본격화한 모습이다. 실제 HJ중공업의 연간 수주총액 중 신조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0%로 전무했으나 2020년 5%, 2021년 16.1% 등으로 늘어 지난해 27.6%까지 확대됐다.

    HJ중공업은 올 들어 HMM으로부터 9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2척을 3167억원에 수주했다. 이를 포함해 현재 수주잔고는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선박은 영도조선소에서 건조돼 오는 2025년 12월 말까지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HJ중공업 조선부문은 2010년 1259억원의 영업이익 달성 이후 줄곧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도 2021년 손실 규모(583억원)에 맞먹는 54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 하반기 2021년 유럽 선주로부터 수주한 컨테이너선 4척이 인도 예정으로, 13년 만의 흑자 실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조선부문의 부활에 맞춰 HJ중공업이 배당을 재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HJ중공업은 2010년 23억8900만원의 결산배당을 끝으로 지난해까지 12년 연속 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조선부문의 영업손실 햇수에 비례한다.

    HJ중공업은 오는 30일 제16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배당절차를 개선하는 내용의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배당금액을 결정한 뒤 투자자들이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국내 상장사는 연말에 배당받을 주주를 먼저 정한 뒤 다음 해 2~3월 열리는 주총에서 배당액을 확정해왔다. 투자자는 배당금을 얼마나 받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투자한 뒤 주총에서 결정되는 배당을 그대로 수용해야 해 ‘깜깜이 배당’이란 지적이 제기돼왔다.

    HJ중공업은 미국·영국·독일 등 주요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배당금을 먼저 결정한 뒤 배당받을 주주를 확정하기 위해 배당절차를 개선하기로 했다. HJ중공업이 10년 넘게 배당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배당절차 선진화에 나서면서 조선부문의 이익실현에 맞춰 배당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HJ중공업은 이번 주총에서 유상철 조선부문 대표를 사내이사에 선임할 예정이다. 유 대표는 대우증권 프로젝트금융본부장, 리딩투자증권 IB본부장, 동부건설 미래전략실장, WIK 대표 등을 역임한 재무통이다. 지난해 8월 HJ중공업에 합류했으며 조선부문 상선 재개, 거제공장 매입, 친환경 선박 개발 등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12월 조선부문 대표에 신규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