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시장 한파 장기화...증권가 실적 전망 일제히 하향세삼성전자 1Q 예상 영업익 '1.2조'...분기 기준 2009년 이후 가장 낮아작년 3Q 적자전환한 SK하이닉스...1Q 4조원대 손실 예고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클린룸 전경 ⓒ삼성전자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클린룸 전경 ⓒ삼성전자
    반도체 시장에 한파가 장기화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실적 우려도 커지고 있다. 메모리 가격 하락은 이어지는 가운데 재고가 쌓이면서 올 1분기에는 조단위 적자도 우려된다.

    19일 증권가 전망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 연결 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 2354억 원이다. 지난해 1분기(14조 1214억 원) 대비 91.25% 급감한 수준이고 분기 영업이익 기준 지난 2009년 1분기(5930억 원)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올 1분기 실적 부진의 원인은 역시나 반도체다. 삼성전자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로 DS(반도체)부문이 적자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권업계에서 제시한 올 1분기 DS부문 영업손실 규모는 최소 1조 9060억 원에서 최대 4조 4710억 원으로 비교적 큰 차이를 나타낸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3분기 적자전환한 후 이 같은 분위기가 올 1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3분기 10년 만에 분기 기준 적자전환한 후 지난해 4분기에는 영업손실 1조 7012억 원을 기록한 바 있는데 여기서 올해는 적자 폭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어두운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증권업계에선 올 1분기 SK하이닉스가 3조 6857억 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보다 메모리 사업 비중이 큰 SK하이닉스가 업황 악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더 큰 실적 충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본 것이다.

    1분기가 마무리되는 3월 들어선 증권사들이 잇따라 손실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더 커질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KB증권과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에서는 이번 1분기에 SK하이닉스가 4조 원대 손실을 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업황 둔화와 메모리 가격 하락으로 글로벌 메모리업체들은 속속 감산을 결정하고 실행에 들어간 상태다. 메모리 시장 2위 SK하이닉스도 이미 지난해부터 계획한 투자 축소와 감산을 예정대로 시행하고 있다. 투자 규모는 지난해 대비 절반 이상 줄이고 수익성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량도 축소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올해 D램과 낸드 웨이퍼 생산량도 줄이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만은 아직 공식적으로 인위적인 메모리 감산과 투자 축소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공정 전환에 따른 자연스러운 감산을 제외하곤 기존 계획대로 생산과 투자에 나서겠다는 점을 여러차례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 15일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도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은 "설비투자는 시황 변동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제품 라인업 효율화나 설비 호환성 강화 등에 투자 효율을 제고하고 체질개선 활동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부족한 투자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 원을 단기 차입하는 결정을 내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예년보다 반도체로 거둬들이는 수입이 줄어든 가운데도 투자 규모를 계획대로 유지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의지가 엿보인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