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CS 이어 최근 도이체방크發 우려 확산토스뱅크,LCR 833.5%… 유동성 우려 일축신한금융 "4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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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은행위기의 공포가 크레딧스위스(CS)를 무너뜨린 데 이어 독일 최대 투자은행인 도이체방크로까지 번지고 있다.

    공포 심리가 마치 전염병처럼 급속도로 퍼지자, '뱅크'와 '팬데믹'의 합성어인 '뱅크데믹'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러한 뱅크데믹 우려에 국내 은행들도 곤욕을 치르고 있다. 최근 토스뱅크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토스뱅크는 지난 24일 신상품 '먼저 이자 받는 예금'을 출시했다. 상품 가입과 동시에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라는 점이 이목을 끌었다.

    토스뱅크 측은 해당 상품에 대해 "그간 고객들은 만기까지 기다려야만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자금 운용 측면에서 제약이 있었다"면서 "고객들이 즉시 받은 이자를 재투자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뱅크데믹 공포에 사로잡힌 소비자들은 토스뱅크의 설명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았다.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에서 "토스뱅크가 유동성 위기로 자금 확보를 위해 상품을 출시했다"는 괴소문이 퍼졌고, 일부 토스뱅크 고객들이 자금 인출 '인증샷'을 올리는 일까지 벌어졌다.

    예상치 못한 반응에 놀란 토스뱅크 측은 즉각 사태 진화에 나섰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지난 27일 국회에서 진행된 '인터넷은행 출범 5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일종의 해프닝 같다"며 뱅크런 가능성을 일축했다.

    같은 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선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이 833.5%에 달하기 때문에 시장의 유동성 불안에 충분한 대비가 돼 있음을 강조했다.

    한편, 국내 최대 은행계열 금융지주사인 신한금융은 CS 사태로 인해 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콜옵션' 실행을 미리 예고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해 눈길을 끌었다.

    신한금융은 "4월 콜옵션 만기인 1350억원의 원화신종자본증권의 콜(조기상환)을 행사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신한금융 측은 콜옵션 행사를 미리 발표한 것에 대해선 "크레딧스위스은행의 신종자본증권 상각 이후 도이치뱅크의 CDS프리미엄이 급등하는 등 글로벌 은행 시스템에 대한 우려 확산에 따른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정치권에서도 뱅크데믹에 대비할 금융방역망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국회부의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디지털화 진전으로 금융위기 공포가 이전보다 몇십 배 빠르게 확산되는 뱅크데믹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위기설이 과장돼 있다는 평가도 있지만, 우리도 만반의 대비를 다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국내 은행권에서 발행한 코코본드 잔액은 31조 5000억원, 비은행권 중심으로 급증한 116조원 규모 부동산 PF 부실 우려도 갈수록 증가 중"이라며 "금융위기는 늘 불안심리와 직결돼 있는 만큼 해외 동향을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2금융권 중심으로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는 등 촘촘한 금융방역망의 선제적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