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주택 실험장이냐"…반값아파트 등장에 부정여론 확산강서구 임대주택수 1만9037가구…서울 25개자치구중 '최다'소셜믹스 형태 '마곡엠밸리' 임대비중 '최소 30~최대 90%'마곡주민 "형평성 어긋나"vs 전문가 "집값영향 크지 않아"
  • ▲ 서울의 한 임대아파트 공사현장. ⓒ연합뉴스
    ▲ 서울의 한 임대아파트 공사현장. ⓒ연합뉴스
    "이 정도면 공공주택 실험장 아닙니까."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일대 부동산시장이 공공주택 건립을 두고 시끄럽다. 이미 다른지역보다 임대아파트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또 다시 토지임대부주택·장기전세 등 임대개념에 가까운 공공주택 추가공급계획이 나오자 부정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마곡주민들 사이에서는 높은 공공주택 비율 탓에 집값이 저평가되고 가격방어도 잘 되지 않는다며 볼멘소리를 내놓고 있다.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반값아파트'로 불리는 토지임대부주택 공급이 예고된 마곡지구는 서울에서 임대물량이 가장 집중된 지역중 하나다.

    공공데이터포털 'SH공사 자치구별 임대주택 통계'를 보면 지난해 7월 기준 마곡지구가 위치한 강서구 임대주택수는 1만9037가구로 서울 25개 자치구중 가장 많다. 두번째로 많은 강동구와도 5000가구이상 차이가 난다. 

    특히 서울시와 SH공사가 공급한 마곡동 '마곡엠밸리 1~15단지'는 1만2000가구 규모로 민간단지와 임대단지를 혼합한 '소셜믹스' 형태로 단지마다 최소 30~최대 90% 비율로 임대세대가 거주중이다. 13단지는 유일한 민간분양아파트로 단지명도 '마곡13단지힐스테이트마스터'로 차별화를 뒀다.

    마곡 지역사회에서는 임대물량이 이미 포화상태인데 공공주택이 추가공급되면 시장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SH공사는 5월중 마곡지구내 마곡10-2단지와 인근 택시차고지 부지에 토지임대부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입지는 나쁘지 않다. 마곡10-2단지는 수도권지하철 5호선 송정역과 마곡역 사이에 위치해 2개역까지 도보 10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또 강서구 마곡동 '마곡엠밸리 9·10단지'와 '마곡13단지힐스테이트마스터아파트' 등에 둘러싸여 생활인프라도 공유할 수 있다. 

    택시차고지 부지는 수도권지하철 9호선 마곡나루역이 도보 8분 거리다.

    마곡동 M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토지임대부주택 경우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이라 사실상 '유사임대'로 보는 시각이 적잖다"며 "토지임대부나 장기전세 등 임대형식 공공주택이 늘면 추후 주변집값이 덜 오를 것으로 보는 집주인들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시세보다 저렴한 '반값아파트' 출현을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마곡에 공급되는 토지임대부주택 분양가에 대해 "고덕강일지구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공급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공급된 강동구 고덕강일지구 토지임대부주택 전용 59㎡ 추정분양가는 3억5537만원, 월 추정임대료는 40만원으로 책정됐다.

    현재 마곡지구 토지임대부주택 사업지 바로 인근에 위치한 마곡동 '마곡13단지힐스테이트마스터' 전용 59㎡는 9억원 초중반대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마곡동 J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토지임대부 공급계획이 공개된 이후 집값에 미칠 영향에 대해 문의하는 전화가 하루에 수건씩 걸려왔다"며 "주변에 가격이 저렴한 임대단지가 들어오면 추후 시장호황기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어 집주인들은 민간아파트나 상업시설공급을 바라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강서구에 거주하는 A씨는 "임대주택은 사회적 안전망으로서 당연히 필요하지만 특정지역에만 집중되는 것이 문제"라며 "마곡일대는 마이스복합단지 조성 등으로 직주근접이 우수하고 교통편도 좋지만 서울 다른지역보다 집값이 잘 오르지 않는 편인데 여기에 공공주택을 추가공급하는 것은 형평성이 떨어진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토지임대부주택을 임대주택으로 보는 시각이 여전해 주변주민들 반대여론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단지 자체규모가 크지 않으면 주변 전세·매매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